| [문학마당]발밑을 보지 말고, 눈을 들어 별을 보라-수필 박종철 |
| 2020년 10월 12일(월) 16:4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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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간호사와 재혼하고, 또 이혼하는 아픔을 겪은 스티븐 호킹이 2012년 8월 30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장애인 올림픽에 깜짝 등장한 것만으로도 빅 이벤트였지만, 그가 우리에게 절규하듯이 외친 “인간의 표준은 없다”라는 주제의 개막연설은 인간 존재의 가치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에 대한 확실한 답을 주는 것이었다. 전신마비에 얼굴근육까지 굳어 버린 천재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의 두뇌에서 생산되는 가장 아름답고 자유로운 음성을 듣게 된 것이다.
옳은 것과 그른 것을 구분하고, 차별하고, 다름을 모르고, 승패만을 모든 것이라고 착각하고 살아온, 틀어진 뇌로, 남을 재단하는 우리에게 스티븐 호킹은 커다란 메시지를 던지고 있는 것이다.
과학과 휴머니티의 결합이라고 칭송하는 세계의 언론들과 세상 사람들을 향해 “발밑을 보지 말고 눈을 들어 별을 보라. 호기심을 가져라.”라고 메시지를 남겼다. 발밑을 보지 말라는 의미는 너무 세속적으로 부와 명예에 휩쓸리는데 시간을 낭비하지 말라는 것이고, 별을 보라는 것은 물질 만능시대에 형이상학적인 면에 관심을 가지라는 것이고, 호기심을 가지라는 것은 가치 있고 창조적인 일에 관심을 가지라는 것이다. 누구도 가질 수 없는 허황의 늪에서 인생은 끝나고 후생(後生) 없는 삶을 살아가는 것을 걱정하여, 선생(先生)으로서의 미소를 보낸 것이라고 생각한다.
루게릭병이라는 근육무력증으로 유일하게 쓸 수 있는 손가락 두 개만으로 커서(Cursor)를 조작하여 문장을 만들고, 신디사이저로 의미를 전달하는 것이다 ‘계몽’(Enlightenment)이란 주제로 열린 개막공연에서는 뉴튼 등 영국 문화에 대한 자긍심과 인류 역사상 과학 발전에 기여한 사실들이 표현되었으며, 특이점 발견 등 블랙홀 연구로 우주 기원을 풀기 위한 스티븐 호킹의 도전정신을 표현하였다. 호킹 박사는 “인간은 모두 다르고 ‘표준’은 없습니다. 하지만 누구나 ‘인간정신’이 있다는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무엇인가를 창조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입니다. 최근 힉스 입자의 발견은 인간 노력의 성과이고, 이는 우리의 인식을 송두리째 바꿔놓았듯이 패럴림픽도 세상 사람들에 대한 인식을 바꿔놓을 것”이라고 강조하여, “우리가 가치관을 잃고 사는 것에 대한 경고”라고 극찬 하였다.
망원경의 구경의 크기는 그 나라의 국력과 비례한다고 한다.
광주가 아시아문화중심도시의 시대적 위상에 걸맞는 의미있는 지역이 되려면 ‘무등산국제천문대’를 건립하는 것이다. 매년 일어나는 천문현상이 천문대를 통하여 알려지면서 대표적인 명소가 되어 자연스럽게 광주가 홍보될 것이다. 미국의 L.A의 그리피스(Griffith)천문대는 연간 200만명의 관광객이 다녀가며 팔로마산 천문대, 그리니치 천문대, 하와이 켁 천문대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산에는 모두 천문대가 있다. 우리 지역에서 2000년 밀레니엄 행사로 천문대를 기획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과 함께 지금이라도 영원히 남을 새로운 미래를 시작해야 한다.
사람의 마음 속에는 어디까지 보고 싶은 호기심이 있을까? 일본은 구경 8.3m의 망원경을 하와이에 설치하여 단일경으로는 세계 최대를 자랑하고 있다. 천체망원경 또한 상상을 초월하는 깊은 우주세계를 알게 하였다. 구경이 2.4m인 허블우주망원경은 대기의 요동이 없는 선명한 영상을 제공하여 우주 세계에 한층 더 근접한 수많은 사진을 통해 우주를 이해하게 하였다.
드디어 무등산에 절호의 기회가 왔다. 무등산 국립공원화로 군부대의 이전이 추진되고 있는 상황에서 건물을 다 헐어내지 말고 50명 정도 수용하는 시설을 남겨서 천문대로 만든다면 최소의 비용으로 명품 랜드마크가 만들어 질 수 있을 것이다. 우리지역 청소년들이 가족과 함께, 맑은 밤하늘을 보고 미래를 꿈꾸는 ‘무등산 천문대’가 광주 정신 문화의 랜드마크가 될 수 있을지 시민들은 기대해 본다.
<박종철 약력>
▲광주문인협회 이사
▲천문학 박사, 국제환경천문대장
▲전국환경교육연합 공동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