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양육’…부모의 역할 “너는 할 수 있어”…인내·기다림으로 자신감 키워줘야 강요와 질책보다는 신뢰와 소통으로 갈등 풀어야 자녀 선택 존중…여유 갖고 대처하는 성숙함 절실

2020년 10월 21일(수) 18:05

가정은 최초의 사회적 경험이며, 부모-자녀 관계는 모든 인간관계의 가장 기본적인 인간관계이다. 부모의 건강한 양육방식은 자녀에게 많은 영향을 주고받는다. 부모는 자녀에게 사고능력, 언어표현, 대인관계, 문제해결 능력, 성격 형성 등 다양한 영향을 끼쳐 발달과 성장에 매우 중대하다.

부모-자녀 관계에서 상호작용은 자녀의 자아개념 형성과 성격발달에 영향을 미치고, 대인관계와 적응양식에도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부모의 양육태도는 자녀의 인지적 영역과 신체·정서·환경적 영역에 큰 영향을 주는 중요한 요인이다. 자녀는 부모와의 언어적이거나 비언어적인 상호작용을 통해 성격 형성이나 사회화는 물론 자아개념, 가치관, 태도 및 행동 등을 학습해 가족뿐만 아니라 타인과 사회적 관계까지 확장 적용한다.

현대사회는 핵가족화, 가족해체, 다양한 가족의 출현 등과 같은 가족 형태의 변화는 심리·정서·환경적 교류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는 결과를 낳았다. 자녀는 부모의 기대와 요구에 맞춰 반응하며 부모의 행동을 모방, 부모와 생활하면서 본 것, 느낀 것 등의 종합적인 경험을 내·외부로 표현하면서 하나의 독립적인 인간으로 살아간다. 부모는 자녀에게 언어나 태도에서 부정적이고 강한 어조로 질책을 하기보다 긍정적인 대화를 통해 갈등이나 어려움을 극복하도록 해야 한다.

부모의 양육태도를 긍정적인 것으로 경험했던 사람들이 도전적인 상황을 피하지 않고 자기와 상황에 대한 통제력을 가지며, 자신이 가치 있게 생각하는 목적에 집중하면서 심리·정서·환경적 안정을 유지한다. 또 부모양육태도를 부정적으로 지각할수록 낮은 수준의 심리적 안정, 우울, 비행과 같은 심리적 문제를 더 많이 경험한다. 사회불안을 보이는 사람들은 부모가 과잉보호하거나 통제했고, 따뜻함이 부족한 양육을 받았던 것으로 보고한다.

부모 간은 서로의 의견을 일치해 자녀와 관계를 만들고 어떤 단어와 어떤 방식으로 자녀와 의사소통하겠다는 합의가 없다. 자녀를 건강하게 양육하기 위해 부모는 서로가 어떤 양육 태도와 서로의 역할을 결정하고 행동을 위한 협의로 자녀를 활동적으로 변화시켜야 한다.

자녀의 귀가, 용돈, 학업, 또래관계, 일탈, 등교 거부 등 다양한 활동에 갈등이 발생한다. 자녀의 일상생활과 모든 활동에 부모 간 협의나 약속된 양육 방향이 없다면 자녀는 어떻게 하면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는지 알게 되고 부모 사이를 선택적으로 이용한다. 또 부모 사이는 일치되거나 양육 협의가 없었다면 자녀의 활동에 부모 사이는 갈등이 발생하고 그로 인해 자녀는 부모의 갈등을 이용해 다양한 어려움으로 가족 전체가 심리·정서·환경적으로 불안하고 경직된 생활을 하게 된다.

부모의 양육태도를 자녀가 어떻게 지각하느냐에 따라 자녀의 성격 특성, 인지적, 정서적 발달 등 개인적 성향은 부모와의 관계에서 1차적으로 형성되며 중대한 영향을 받는다. 자녀는 부모양육태도 및 그 방식에 의해 성격이 형성되고, 사회적 적응방식, 학습 동기와 태도, 사회기술 등에 큰 영향을 받게 된다. 그리고 가정에서 부모 간 관계와 부모 자녀 관계에서 부모양육태도를 자녀가 지각하는 수준에 따라 성격 특성, 인지적, 정서발달이 어떤 방향으로 진행되는지 결정된다. 부모나 주 양육자로부터 부정적인 언어를 반복적으로 들으며 성장하는 자녀는 자신의 언행에 대해 수용과 공감 및 존중을 받아보지 못했기에 자신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가치관이 형성될 가능성이 높고 자신의 장래를 어둡게 생각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부모가 자녀에게 기대수준이 실제 자녀의 능력이나 상태보다 학업 수준이나 목표지향적인 수준이 매우 높은 것은 아닌지 살펴봐야 한다. 자녀는 대인관계 기술이 낮고, 자기 효능감도 낮은 상황에서 친구를 사귀고 자기 의사표현을 어디에서도 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저 정도는 할 수 있겠지’라는 생각이 든다면 자녀가 실현 가능한 것인지 객관적인 평가가 필요하다. 자녀의 학업 수준이나 목표와 다르게 부모는 자녀를 부모의 기대 수준으로 성장시키기 위해 자녀의 의사 표현, 진로, 대인관계, 여가활동 등을 부모의 기대에 맞추도록 한 나머지 자녀가 너무 유약하게 되는 과잉보호를 한다. 부모가 원하는 기대 수준은 높은데, 자녀가 아무리 노력해도 도달 가능한 수준이 낮다면 자녀는 포기 한다.

여기에서 주의해야 할 부분이 있다. 부모는 자녀에게 많은 사랑과 관심으로 양육하지만, 자녀가 느끼는 부분이다. 다시 말해 부모가 자녀에게 하는 어떤 말이나 행동도 자녀가 느끼기에 부모의 관심이 경제적 풍요, 친구, 취미, 명예, 직장 등이 자녀보다 우선시 된다면 자녀는 부모에게 겉으로 표현하지 않지만, 속으로 ‘부모 너나 잘해’ 하며 심리·정서적 교류는 단절된다.

부모는 자녀를 양육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상황과 결정을 해야 하는 선택의 갈림길에 설 때가 많다. 자녀는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부모의 허락이나 결정을 바라고 유도해 나의 선택이 아니라 부모가 허락해서 했다는 명분을 갖는다. 부모는 자녀에게 일관성 있는 양육을 해야 하는 데 부모 간의 일치되지 않는 양육 그리고 부모 각자의 비(非)일관적이고 비(非)규칙적인 양육과 훈육이 이뤄질 때가 많다.

사람은 부모를 포함한 타인에게 인정과 사랑받으려 한다. 인정욕구가 강하며, 타인이 자신의 행동에 대해 적극적으로 인정하거나 사랑하는 표현을 할 때 자신을 인정해주는 사람에게 적극적인 관계를 유지하게 된다. 청소년, 청년기 성장 과정에 있는 이들은 사회적 흐름이나 가치판단을 정확하게 하지 못하고, 많은 시행착오로 자신의 참자기를 만들고 찾는 시기이다.

자녀는 대인관계나 사회적 관계를 형성할 때 어려움이나 해결이 되지 않은 부분을 신뢰할 수 있는 부모나 교사 및 멘토와 협의하거나 학습해 대인관계나 사회적 관계 형성에서 어려움을 해결한다. 이들은 부모 혹은 가족, 학교 선생님, 친구, 친척 등 누구 한 사람도 자신을 신뢰받지 못한다. 이들에게 부모나 어느 한 사람으로부터 정서적 지지 및 신뢰 관계를 유지하면 이는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부모는 안정적인 마음으로 자녀에게 관심과 주시하고 있음을 알려야 한다. 자녀의 마음 상태를 살피면서 자녀가 마음을 열어 변화 의지를 가질 수 있도록 애정으로 기다리는 자세가 필요하다. 부모는 자녀를 양육하면서 학업 성적이 우수하고 또래관계도 잘해 어디에서 생활해도 칭찬과 사랑을 받기를 원한다. 이처럼 부모가 자녀를 신뢰하며, 부모 스스로가 불안하지 않은 모습으로 생활하게 되면, 그런 부모의 생활 모습은 보이지 않는 파장으로 자녀에게 전달돼 회복할 기회가 많아진다. 부모의 여유와 미래를 바라볼 수 있는 안목으로 대안적인 방향을 제시하고 기다림이라는 방법으로 자녀에게 여유를 줬을 때, 자녀 스스로가 신체는 물론 심리·정서·환경적으로 회복할 기회를 찾을 것이다.

오상빈 센터장

자녀를 양육하고 보호하는 부모는 자녀가 어떠한 상황과 마음으로 생활하는지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고, 부모가 바라보는 이상과 고집으로 강요하는 것과 같은 선택보다는 자녀의 선택을 존중하면서 새로운 대안과 여유를 갖고 대처하는 성숙함이 절실하게 필요하다.

부모가 자녀를 바라볼 때 일종의 ‘인내하고 기다림의 시기’로 긍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시간 낭비하거나 무의미하다는 관점으로 바라보지 않고, 그 시간을 성장하기 위한 발판으로 도전과 극복으로 발전할 수 있어야 한다.

<오상빈·동구청소년상담복지센터장(광주 YMCA 위탁 운영)>

※오상빈 센터장은…
▶2004년 호남신학대 석사·2019년 목포대 박사 졸업
▶2007년 1월-2019년 7월 광주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 청소년동반자 찾아가는 상담 진행
▶2019년 8월- 광주동구청소년상담복지센터장, 2012년-2014년 광주스마트쉼센터 가정방문상담사
▶2019년 8월 광주시 은둔형 외톨이 지원조례 발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