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인태의 사주칼럼] 분수(分數) |
| 2020년 12월 02일(수) 19:20 |
벌써 3수째를 하는 아들을 둔 한 학부모는 필자에게 하소연하듯 말했다. “할아버지도 의사이고, 아버지도 의사입니다. 이 아이를 의대에 진학시키기 위해 제 인생의 모든 것을 바쳤습니다. 조금만 하면 되겠는데 올해는 될까요?”라고 묻는 그녀의 마음은 매우 간절하고 절박했다. 의대에 진학시키지 못한 것이 모두 자신의 탓 인양 시아버지와 남편이 질책을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필자가 그 아들 사주를 보니 의대에 입학하기가 힘들게 나왔다. 일단 대한민국에서 의대를 가기 위해서는 최상위 1등급을 맞아야하는 것은 물론 운(運)도 따라줘야 하는데 둘 다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명리학적으로 의사 사주는 쎄고 강한 살성(殺星)기운이 보이거나 남을 위해 봉사 하는 십신(十神)의 성분이 보여야 하는데 그것이 보이지 않았다. 물론 의사 중에는 연구하는 의사도 있고, 수술을 안 하는 진단의학도 있다. 그러나 어찌 됐든 의대에 가기위해서는 학업 운을 상징하는 인성과 관성이라는 성분이 힘을 받아야 하는데 이러한 모든 것이 지금은 약했다.
“조금만 하면 되는 것이 아니라, 많이 부족한 운입니다. 이렇게 계속 가다가는 아드님이 너무 힘들 겁니다.”라고 말을 하자. 최근에 아들이 ‘죽고 싶다.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다.’는 말을 자신에게만 한다는 것이었다. 필자는 올해는 그냥 성적에 맞게 대학에 진학을 시키고 연구직 계통으로 직장을 잡는 것이 좋다고 말했지만 “그렇게 되면 남편과 시아버지가 난리가 날겁니다”라고 말하며 한숨을 쉬었다.
사실 이런 사례는 굉장히 많다. 관운이 약한데 고시공부를 십수 년째 밀어붙이는 가정도 있고, 시험 운이 없는데 변리사와 같은 최상의 전문자격증 시험을 십년 이상 준비하는 사람도 많다. 물론 시간에 상관없이 자신의 목표를 달성만 한다면 그 자체로 성공하는 인생이 될 수도 있겠지만 자신의 역량에 맞지 않는 과한 욕심은 한 사람의 인생에서 꽃이 피지도 못하고 시들어버리는 위험한 선택이 될 수도 있다.
명리학적으로 볼 때 ‘관중무인(官重無印), 욕고무성(慾高無成)’이라고 해 명예를 상징하는 관성(官星)은 강한데 그 관성이 인성(印星)으로 자연스럽게 흐르지 못하면 높은 관직이나 명예를 바라나 현실에서 출세를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자신의 분수(分數)를 아는 것은 인생을 아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