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별 인터뷰]김회재 의원 “전라선 고속철도, 예타 면제 필요하다” 전라선 KTX ‘4차 철도구축 계획’ 반영 필요 김진수 기자 |
| 2020년 12월 07일(월) 20: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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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정리=김진수 서울취재본부장
▲최근 의욕적으로 준비했던 ‘전라선 고속철도(KTX)’ 토론회가 코로나19 여파로 연기된 것으로 알고 있다. 전라선 고속철도 토론회에서 논의하려던 내용은 무엇이었나?
-먼저 코로나19 장기화로 힘드신 중에도 방역에 협조해 주시고 힘을 모아주신, 광주·전남 시도민 여러분께 깊은 감사와 위로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이번에 연기된 토론회는 ‘전라선 고속철도’ 사업의 절실한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여러 전문가의 다양하고 합리적인 의견을 모으려는 자리였다.
김천과 거제를 연결하는 남부내륙철도는 예비타당성조사도 면제돼 고속철도로 추진하고 있는데, 전라선은 2011년 ‘복선 전철화’ 이후로 KTX가 다니고는 있지만, 익산-여수 구간이 시속 120㎞에 불과한 ‘무늬만 KTX’에 불과하다.
최근에는 서울에서 부산까지 16분 만에 이동할 수 있는 ‘하이퍼 루프 시스템’까지 거론되고 있다. 이처럼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상황인데도, 전국에서 유일하게 전라선만 3시간대 KTX로 남아있다. 있을 수가 없는 일이다.
전라선 이용객은 2012년 176만명에서 2019년 650만명으로 급격히 증가했다. 3시간대 KTX는 전라선 이용객의 편의에 절대적으로 역부족이고, 여수·순천을 비롯한 전남 동부권 발전에도 큰 걸림돌이다.
전라선을 고속철로 신설할 시 익산-여수 구간이 기존 98분에서 60분으로 단축되면서 서울-여수 2시간대 진입이 가능하다. 2시간대와 3시간대는 일일생활권이냐 아니냐를 구분 지을 정도로 차이가 크다. ‘전라선 고속철도’ 사업이 2021년부터 시작되는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반드시 반영돼야 하는 이유다.
그렇게 되도록 당정청을 비롯한 다방면을 통해 사업의 필요성과 당위성을 주장하면서 설득해나고 있다. 좋은 결과를 이루어낼 수 있도록 하겠다.
▲‘전라선 고속철도(KTX)’의 예타 면제 필요성을 주장하는 이유나 근거는 무엇인가?
-그동안 우리나라는 철도, 도로 등을 건설하는 데 있어 국토균형발전보다는 경제성을 우선적으로 고려해 왔다. 경제성 분석으로 철도 건설을 결정할 경우, 호남을 비롯한 낙후지역은 도저히 경제성이 나오지 않아 철도를 건설할 수 없다. 계속 소외를 당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대규모 SOC와 관련해서 항상 영남 먼저, 그 다음이 호남이었지 않은가. 경부고속도로가 1968년 개통됐는데, 호남고속도로는 이보다 늦은 1973년에야 개통됐다.
철도의 경우에는 특히 더 심한데, 경부고속철도는 2010년에 완전 개통됐지만 호남고속철도는 아직도 건설 중이고 경부선보다 15년이나 늦은 2025년에야 개통 예정이다.
그 원인이 주로 경제성을 중요하게 따지는 예비타당성조사의 구조적 문제 때문이다. 인구가 부족하고 낙후된 곳은 당연히 경제성이 나올 수 없기 때문에 투자를 받지 못하고, 경제성은 계속 떨어져 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전남은 KDI(한국개발연구원)의 지역별 낙후 지수와 대통령 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가 개발한 균형발전 지표에서 모두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이제 경제성을 앞세우기보다는 예타에서 정책 비중을 70% 이상까지 높이거나, 공공재인 철도는 아예 정책적 판단만으로 건설하자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그래서 지난 국정감사 때 김현미 국토부 장관에게 낙후지역의 배려와 국토균형발전 차원에서, ‘전라선 고속철도’를 예타 면제 사업으로 추진하는 것도 동시에 검토해 줄 것을 강하게 주장했다. 국가철도망은 국토균형발전의 동맥과 같아서, 해 놓으면 경제성이 뒤따라오게 마련이다. 철도는 진정한 균형발전을 위한 정책적 접근으로 풀어야 한다.
▲정부 일각에서는 ‘전라선 고속철도(KTX)’의 경우 경제성 전망이 낮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는데.
-우리나라는 현재 인구와 산업 절반이 수도권에 과하게 집중돼 주택, 교통, 환경 등의 문제가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반면 지방은 너무나 낙후돼 있다. 사람도 인프라도 부족하다. 당연히 경제성이 낮게 나올 수밖에 없다. 이러한 수도권 과밀화를 해소하고 국토균형발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교통 인프라를 편리하게 해서, 지역으로 사람과 기업이 모이도록 해야 한다.
지난 2016년 한국교통연구원이 2029년의 호남선 일 이용객을 2만4천949명으로 예상했는데, 3년 후인 2019년 코레일 연구원에서는 3만1천645명이 이용할 것으로 예측했다. 철도 인프라가 구축되고 나니까, 수요가 점점 늘고 있는 것이다.
즉, 수요가 있어야 공급을 하는 것이 아니라, 공급을 하면 수요가 창출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사업의 타당성을 평가하는 데 있어서 사업을 추진할 당시의 경제성이 전부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김 의원께서 올 연말까지를 ‘전라선 고속철도(KTX)’ 문제 해결의 최대 호기로 판단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정부에서는 현재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을 수립하는 중이다. 계획은 내년 상반기에 발표될 예정인데, 여기에 ‘전라선 고속철도’ 사업이 반영되지 못하면, 또 5년을 기다려야 하므로 올해 중으로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
분위기는 긍정적이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낙후된 호남의 발전을 위해 힘써주고 있다.
이낙연 당 대표께서는 지난달 30일 광주에서 현장 최고위원회를 갖고, “전라선 KTX 신설을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포함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 김태년 원내대표도 적극적으로 도와주겠다는 입장이다.
비록 토론회가 연기됐지만, 철도 건설을 담당하는 국가철도공단도 토론회에 함께 해줄 만큼 적극적이다. 국토부와 끝까지 잘 협의해서 사업이 반드시 추진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만일, 기재부에서 끝까지 ‘전라선 고속철도(KTX)’에 대한 예타 면제를 할 수 없다고 버틴다면 김 의원께서 준비하고 있는 ‘플랜B’는 무엇인가?
-사업을 가장 빠르게 추진할 수 있는 방법이 ‘예타 면제’다. 그래서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반영과 함께 예타 면제까지 동시에 검토해줄 것을 촉구한 것이다.
비록 예타 면제 사업으로의 추진이 힘들어지더라도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반영이 되면, 예타 면제 때 보다 시간은 조금 더 걸리겠지만, 사업은 순조롭게 추진될 수 있다.
▲‘전라선 고속철도(KTX)’ 외에 수서발 전라선 고속철도도 기존 ‘전라선’ 인근 주민들의 경우 개통 4년이 지나도록 이용도 못하고 있는데.
-수서역에서 출발하는 SRT가 전라선을 운행하고 있지 않아, 강남을 비롯한 서울 동남권을 방문하거나 지역으로 내려오는 이용객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또 SRT가 KTX보다 상대적으로 가격도 저렴하고, 좌석 간격도 넓어 선호하는 분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전라선을 운행하지 않아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다.
정부가 철도를 건설하는 이유는 국민들의 교통 편의를 증진시키기 위한 것이다. 그런데, 4조원 이상의 막대한 국민세금으로 수서발 고속철도를 건설해 놓고도 경부선과 호남선 지역민들만 이용하게 하고 전라선 등의 지역민들은 이용도 못하게 하는 것은 국가 자원을 효율적으로 이용하지 못하는 심각한 재정낭비다.
서울 서초, 강남, 송파, 성남 등 수도권 동남권 지역민과 경부, 호남선 지역 주민들은 고속철도를 10% 저렴하고 편리하게 이용하는 혜택이 생겼지만, 전라선 등 기존선 지역민들은 이런 할인 혜택에서 소외되고 오히려 환승 불편만 가중되는 심각한 역차별이 발생하고 있다.
그동안 국토위 업무보고와 국정감사 등을 통해 수서발 전라선의 조속한 운행을 건의해 왔고, 2024년쯤이면 신차 도입을 통해 전라선 SRT 운행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2024년까지는 아직 4년이나 남았기 때문에, 그전에도 배차 조정 등을 통해 가능한 방안이 없는지 국토부와 지속적으로 협의 중이다. 머지않아 긍정적인 소식을 들려드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진수 기자
김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