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목소리로 피어나는 ‘민주주의 정원’ 순천시, 일하는 방식 혁신 직접 민주주의 확대 풀뿌리·참여·온택트…교육 통해 인식 개선 주력 순천=남정민 기자

2020년 12월 08일(화) 20:37

순천시가 민선 7기 시정 목표를 ‘시민과 함께, 새로운 순천’으로 설정하고 주민 참여 중심 행정혁신에 주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 순천시는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정책에 반영하는 직접 민주주의 방식을 확대하는 한편, 의사결정 구조를 하향식에서 상향식으로 바꾸고 있다. 또한 풀뿌리 민주주의와 온택트 방식의 민주주의 등 다양한 시책을 추진하고 있다. 사진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민주주의학교와 항통, 별밤토크 모습.<순천시 제공>

민선 7기 순천시가 주민 참여 중심 행정혁신에 주력하고 있다.

순천시는 ‘시민과 함께, 새로운 순천’을 시정 목표로 삼고 첫 번째로 시작한 것 중 하나가 일하는 방식의 혁신이다.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정책에 반영하는 직접 민주주의 방식을 확대해 하향식 위주의 의사 결정 구조를 상향식 구조로 바꾸겠다는 것이다.

이해관계가 다양한 사안에 대해서는 집단지성을 통한 대안 마련과 해법을 찾음으로써 일방적인 행정 편의사업은 시행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다. 대표적인 것이 광장토론, 대토론회, 별밤토크다.

광장토론은 순천만 스카이큐브 대책 마련, 순천시 대중교통 개선방안 등 시민이 실질적으로 관심을 갖는 현안에 대한 토론장이다. 그동안 분기 당 1회씩 총 6회에 걸쳐 78건의 제안·건의가 접수됐다.

대토론회는 지역화폐 도입, 1천만 그루 나무 심기 활성화 방안 등 시민에게 직접 영향을 미치는 시정 현안을 논의하는 장이다. 현안 발생시 수시 개최한다. 총 4회 10건의 제안이 접수됐다.

별밤토크는 어디든 격식없이 찾아가는 시민 간담회다. 마을, 골목, 아파트 등 대화를 희망하는 단체·소모임의 신청을 받아 1박 2일로 진행된다. 별밤토크는 총 48회 진행됐다.

마을공동체는 지방자치의 시작과 함께 태동한 작은 규모의 조직이다. 마을공동체 활동을 하는 사람들은 일상생활을 함께 하면서 공동체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고 결정하는 의사구조를 갖고 있다. 순천시에는 현재 199개 공동체가 운영되고 있다. 운영이 활발한 마을공동체는 협동조합을 설립하는 등 경제공동체로도 성장하고 있다. 공동체 활동공간인 마을활력소도 덕연동 오소오소마을 활력소를 시작으로 현재 3개소가 운영되고 있다. 순천시는 마을활력소를 추가 건립할 계획이다.

마을 주민들의 자발적 활동단체인 마을공동체와 별개로 주민자치회가 있다. 주민자치회는 지방자치법과 자치단체 조례에 의거, 지방정부 권한을 주민들이 실질적으로 행사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지방분권의 핵심요소다.

순천시는 지난해 출발한 8개의 주민자치회 활동 경험을 바탕으로 2021년에는 전체 읍·면·동을 주민자치회로 전환한다.

주민자치회 권한 강화를 위해 시민참여 예산제도의 심의 권한 부여 및 주민세 환원도 검토 중이다. 자치회 인원수 확대, 분회 설치 등 조례 개정도 추진하고 있다. 이 밖에도 마을공동체지원센터를 통해 마을활동가학교와 주민자치학교를 개설해 실무교육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 5월 바다의 날을 맞아 순천시민 100명이 ‘순천시 생태도시 조례 제정 100인 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생태도시 조례 제정은 주민이 의회에 직접 발의하는 주민직접 발안제도의 모범사례다.

대한민국 생태도시 순천을 지속가능한 도시로 후대에 물려주기 위해서는 행정의 역할을 정립하고 시민의 실천활동과 교육을 지원해야 한다는 인식하에 시민들이 직접 발의한 것이다. 조례 초안은 세부 법률 검토와 시 관계 부서 자문 등을 거쳐 확정하고 11월부터 조례 제정 청원 시민 서명운동을 펼쳐 내년 2월 순천시와 순천시의회에 전달할 예정이다.

순천에는 주민들의 민원을 수렴하는 ‘항통’이 있다. 지난 5월부터 3개월간 215건의 민원이 접수됐다. 항통은 3일간 읍·면·동에 비치 후 바로 시장실로 옮겨진다. 시장이 먼저 내용 확인 후 해당 부서로 이관된다. 항통은 조선시대 관아에 백성들이 직접 관할 수령에게 의견을 전할 수 있도록 설치한 대나무통에서 유래했다.

순천시가 항통을 만든 이유는 올해 초 시작된 코로나19 확산으로 시민과의 대화가 취소되고 각종 행사 등 시민과의 대면 소통이 제한됨에 따라 개선책으로 건의, 민원, 고충, 칭찬 등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서다. 이동거리가 멀고 노령인구가 많은 도농복합도시에서 활용할 수 있는 소통방식이다. 순천시는 코로나 19로 잠시 중단된 시민과의 접점을 이어가기 위해 오는 21일 온택트 ‘순천 희망 토크’를 개최할 계획이며 내년에는 비대면 소통 채널인 온택트 민주주의 플랫폼도 도입할 예정이다.

무엇보다 미래 민주주의 공동체 구성원의 인식 개선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이 교육이다. 순천시는 민주주의 학교 운영을 통해 시민들에게 제도의 민주주의가 아닌 일상에서의 민주주의가 어떻게 작동하고 적용되는지를 교육하고 있다.

지난 6월부터 ‘민주주의 학교’, ‘민주주의 협치학교’, ‘민주주의 인권학교’ 등 총 3기 15강으로 구성된 교육은 민주주의에 대한 개념, 갈등 해결과 의사소통 방법, 일상에서 민주주의 실천 방법 등으로 이뤄진다.

순천시는 지역에 뿌리내리기 시작한 민주주의 정원을 가꾸기 위해 2021년 행정기구 개편을 통해 시장 직속으로 ‘시민주권담당관’을 신설할 계획이다. 직접민주주의 정책, 시민 참여 업무, 직소 민원 상담업무를 담당한다. 행정기구 개편안은 12월 의회 의결을 거쳐 확정할 계획이다.

허석 순천시장은 “순천은 대한민국 최초로 201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를 개최했고 10년 만에 두 번째 2023국제정원박람회를 개최하는 유일한 도시”라며 “도심정원에서 시민들이 가꾼 꽃이 자라듯 순천시가 추진하는 민주주의 정원에서도 다양한 시민들의 다양한 생각이 꽃 피울 날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순천=남정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