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호 시인, '핑크라이트'·'딴죽걸이' 발간 詩로 해탈 꿈…세상을 바꿀 고향의 노래 생활의 미적 감성, 고향사투리로 유년시절 추억 소환 치열한 삶 속 자아성찰 통해 올바른 세상 염원 김다이 기자

2020년 12월 27일(일) 17:14

‘핑크라이트’·‘딴죽걸이’ 김정호 저자/빛남출판사

화순 출신 국세 공무원인 김정호 시인이 28일 명예퇴직을 앞두고 9번째 시집 ‘핑크라이트’와 첫 미셀러니(경수필)인 ‘딴죽걸이’를 펴냈다.

김정호 시인의 시는 서정과 참선을 통해 세상을 초월해 무심으로 사는 모습은 그의 삶 또한 선(禪)의 경지에 이르렀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불의를 보면 결코, 타협하지 않으나 세상 약자들에 편에서 항상 역지사지 (易地思之)를 생각하며 자신을 낮추는 것으로 그의 내면을 드러내고 있다.

문학평론가 정훈씨는 “김정호 시인은 늘 입버릇처럼 ‘詩로 해탈을 꿈꾸고, 문학으로 세상을 바뀌고 싶다’ 한다”며 “시인이 말하는 ‘시로 해탈을 꿈꾸고 싶다’라는 의미는 반성과 성찰을 통해 늘 바른 마음을 견지해 정의롭게 살고 싶다는 것일 것이다”고 풀이했다.

또한 ‘문학으로 세상을 바꾸고 싶다’는 의미는 주위뿐만 아니라 세상 사람들에 위로가 되고 위로를 받을 수 있는 그런 시를 쓰고 싶다는 것이다.

이렇듯 김 시인이 세상을 향해 던지는 한편 한 편의 시는 그가 살아온 치열한 삶 속에 자아 성찰을 통해 올바른 세상을 견지하고자 하는 시인의 마음을 대변한다고 전했다.

그의 시는 전통적인 서정을 바탕으로 맑고 그리움의 노을이 묻어 난 자연미와 고향의 맛을 잃지 않고 있다. 이번 시집의 여는 시 ‘널배’를 보자.


“이것은/그냥 널판자가 아녀라/내 눈 이지라/내 다리이고/숨구멍이여/ (중략) 이놈 하나로 내 일곱 새끼/핵교 다 마치고/혼사 시켰지라/ 긍께 이것은/그냥 널빤자가 아녀라/우리 식구들 밥그릇이제/ 아따! 내 질긴/목숨이랑께//”


이렇듯 생활은 인간이 삶을 영위하는 나날의 실천과 행위이다. 김 시인의 시는 생활의 한복판에서 사유하고 인식해서 미적 감성을 고향 사투리를 사용해 걸쭉하게 끌어내고 있다. 또 그의 시는 어려운 것이 아니라 내 주변과 생활 그리고 유년의 추억을 소환해 참선하듯 시를 쓰고 있다.

김 시인의 첫 산문집 ‘딴죽걸이’는 시인이 20여 년 전부터 매주 금요일마다 동료나 독자 수천 명에 보낸 시 편지 중 72편을 엄선해 독자들의 빗발치는 출간 요청에 따라 출간했다고 한다.

김 시인은 그동안 많은 시집을 발간하면서도 산문집을 수필집을 발간하지 않은 이유로 직접적인 표현으로 직장 동료나 조직에 피해가 가지 않을까 하는 노파심에서였다고 한다. 그러나 수필 쓰는 것 또한, 삶 일부였고 수필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고 용서하는 법을 배웠다고 한다.

김정호 시인

김정호 시인은 2002년 계간 ‘시의 나라’ 신인상으로 시인 등단, 2010년 ‘문학광장’ 신인상을 받아 수필가로 등단했으며, 40년 동안 세무 공무원으로 근무하면서도 활발한 문단 활동을 통해 ‘싱크홀’, ‘상처 아닌 꽃은 없다’, ‘빈집에 우물 하나’ 등 모두 8권의 시집을 펴냈으며, 5차례에 걸쳐 지역 문화예술 특성화 사업 지원금을 받아 출간할 만큼 탄탄한 실력을 갖추고 있다.

김 시인은 이러한 활발한 문단 활동을 하면서도 공직자로서 본연의 업무에 충실해 40년 근무하는 동안 거의 하루도 빠지지 않고 남들보다 한두 시간 일찍 출근해 근무실적 또한 뚜렷한 성과를 내어 그동안 국무총리상, 재정기획부 장관상 등 20여 차례 상을 받았다.

김 시인은 현재 한국작가회의, 국제 펜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한국문화예술저작권협회에 600여 건의 작품이 저작권 등록됐으며, 28일 40년간 근무한 국세청을 퇴직하고 새로운 삶을 살 예정이다.

/김다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