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도 차도 ‘엉금엉금’…도심 ‘꽁꽁’ 밤샘 제설작업에도 도로 곳곳 빙판길 ‘교통 혼잡’ 강추위까지 겹쳐 시민들 중무장…눈 치우기 분주 최명진 기자

2021년 01월 07일(목) 18:50

많은 눈이 내리면서 출근길 시민들이 불편을 겪은 가운데 7일 광주 북구청 관계자들이 관내 운암동에서 얼어붙은 경사진 도로 제설작업을 하고 있다./김영근 기자

밤새 쏟아진 폭설로 7일 광주 도심 도로 곳곳이 얼어붙으면서 아슬아슬한 출근길이 펼쳐졌다.

지난 주 눈 폭탄에 이어 이번 주 30㎝의 폭설이 예고된 가운데, 지자체들은 전날 일찍부터 제설작업에 나섰지만 밤새 산더미같이 쌓인 눈을 치우기엔 역부족이었다.

이날 오전 8시께 광주 광산구 첨단지구 일대.

전날 퇴근 시간부터 집중적으로 내린 눈이 얼어붙어 도심 곳곳이 빙판길로 변했다.

폭설 예보에 평소보다 일찍 집을 나선 시민들은 장갑과 두꺼운 옷으로 중무장하거나 우산을 쓴 채로 출근길에 나섰다.

버스정류장에서 만난 한 시민은 “저번 주 폭설에 눈길 운전으로 애먹었던 터라 오늘은 아침 일찍 버스를 타러 나왔다”며 “집 앞 눈은 많이 치워진 상태지만 골목 곳곳은 아직도 미끄러워 조심히 다녀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아파트 주차장마다 차량에 쌓인 눈을 치우며 운행을 준비하는 시민들이 여기저기서 눈에 띄었다.

인근 아파트단지 입구에선 경비원이 빗자루와 설삽을 들고 염화칼슘을 뿌리는 등 제설작업에 열을 올렸다.

눈을 치우던 경비원은 “저번 주보다 눈이 더 오는 것 같다. 전날 밤부터 제설 작업을 하고 있는데 치우고 치워도 끝이 보이지 않는다”고 가쁜 숨을 내쉬었다.

털모자와 장갑, 두툼한 외투를 차려입은 아이들이 엄마의 손을 잡고 등원 길에 나서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통학 차량을 기다리던 학부모 김모(40)씨는 “어린이집 차량이 골목까진 들어오지 못한다고 해서 큰 길까지 데리고 나왔다”며 “이면도로나 좁은 길목은 제설이 제대로 돼 있지 않아 아직 위험한 것 같다”고 걱정했다.

이날 도로는 평소 출근시간대보다 차량이 절반 이상 줄어든 모습이었지만, 얼어붙은 도로를 서행하는 자동차들로 교통체증은 여전했다.

북구의 한 왕복 4차선 도로는 중앙선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눈이 수북이 쌓여 차량들이 선을 물고 주행하기도 했고, 내리막길에선 비상등을 켠 채로 엉금엉금 거북이 운행이 이어지기도 했다.

일곡동 한 사거리에선 교차로에 들어선 한 차량이 빨간 불로 바뀌는 신호를 보고는 급하게 브레이크를 밟았지만 순간 차가 밀리면서 앞차와 부딪힐 뻔한 아찔한 장면이 연출됐다.

음식점 등 상가 건물 입구와 주택 단지를 중심으로 시민들이 빗자루와 넉가래 등을 이용해 눈 치우기에 자발적으로 나서는 모습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광주시 관계자는 “교통체증이 우려되는 간선도로를 중심으로 작업이 이뤄지고 있어 이면도로나 골목길의 경우 제설에 한계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면서 “각 동과 자치구를 통해 염화칼슘을 무료로 제공하는 등 지속적으로 보완책을 고안하고 있다. 주말까지 이어지는 눈에 대비해 안전사고와 주민불편 최소화에 만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최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