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논리에 갇혀버린 자치구 경계조정

2021년 01월 11일(월) 19:21

광주 자치구 불균형 해소를 위해 추진된 경계조정이 무산될 것이란 어두운 전망이다. 애초부터 정치적 이해에 얽힌 첨예한 현안이었는데, 결국에 정치적 다툼으로 끝날 가능성이 커졌다.

북구의 문화동·풍향동·두암 1-3동·석곡동을 동구로 편입하는 소폭 조정안이나, 이에 더해 광산구 첨단 1·2동을 북구로 편입하는 중폭 조정안 모두 광주시와 지역 국회의원들 간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이다.

광주시는 경계조정 대상지역에 대한 지원안을 마련하는 등 해법 마련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다. 앞서 준비기획단을 가동하고 균형발전을 위한 경계조정 방안으로 중폭 조정안을 선정한 바, 절차대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말 그대로 산 넘어 산이다. 시의 바람대로 이행되기에는 난관이 적지 않다. 지역 정치권은 이용섭 시장이 공식적인 절차를 밟아 진행하지 않고 있다며 볼멘소리다. 비공식적인 ‘밀실 협상’을 통해 해결을 하려고 했다는 것 또한 구시대적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자치구 경계조정은 지역구 국회의원들만 동의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며 지방의회와 지역주민 의견 수렴 등의 과정을 거쳐야 가능한 일이라고 강조한다. 여기에 광산구 지역구 의원들이 중폭 조정안에 대해 반대한다고 해서 북구 지역구 의원들에게 소폭 조정안이라도 받아들여줄 것을 무작정 요구하는 것도 무리수라고 지적했다.

광주는 구도심 공동화와 심한 인구 편차에 따른 불균형 해소를 위해 필요성이 제기돼 왔고, 공감대는 상당부분 형성돼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주민들의 뜻 보다는 정치적 유·불리에 가로막혀 제대로 된 논의조차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국회의원 선거 때만 되면 선거구를 유지하기 위해 선거구를 조정함으로써 기형적인 형태가 반복되고 있다.

한 발도 못 나간 경계조정, 여전히 제자리 걸음이다. 경계조정은 지역의 미래 발전을 담보할 선결과제다. 그러해서 보다 진정성을 가지고 광주시와 정치권이 대승적 차원에서 꽉 막힌 대화의 물꼬를 터주길 바랐다. 진한 아쉬움이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