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걸 왜 여기서 물어보시나요?”

최명진
(사회부 기자)

2021년 01월 13일(수) 19:38
“그럼 기자님은 단속을 어떻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는데요.”

이륜차 단속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에 대한 광주경찰청 소속 담당자의 답변이다.

최근 교통법규를 위반한 오토바이를 쫓다가 경찰관이 횡단보도를 건너던 초등학생을 친 사고가 발생했다.

공무 중이기는 했지만 어린이 보호구역으로 지정된 곳에서 멈춤 신호를 지키지 않고 사고를 낸 것이라 해당 경찰관의 처벌은 불가피하게 됐다.

이같은 사고를 접한 기자는 오토바이 단속에 대한 고충과 경찰청 차원의 대비책이 궁금했다. 그런데 다짜고짜 현장 단속 아니면 뭐가 있겠냐고 오히려 되묻는 담당자. 이에 “AI를 이용한 번호판 인식 시스템이나 무인단속장비, 이런 게 있지 않을까요?”라고 물었다.

그랬더니 이번엔 “광주 지역은 도입 시스템이 없으니 그건 본청에다 문의해보라”는 퉁명스런 말이 돌아왔다.

이어 현장에서 겪는 애로사항에 대해서는 왜 여기서 그 이야기가 나오냐는 듯 “그건 일선 경찰서에다가 여쭤보셔야죠”라며 훈계도 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홍보팀에 연락하고 여기로 전화하신 거예요?”라고 대화의 종지부를 찍었다.

일선 경찰서의 모든 상황을 통합적으로 관리하고 취합하는 광주청 담당자의 이같은 대응은 적잖이 당황스러웠다.

이후, 담당자 상관과 통화를 했다. “답답한 마음에 그런 답변이 나왔을 것”이란 말에도 전혀 공감할 수 없었다.

금은방 절도사건, 음주운전, 강제추행 의혹 등 각종 비위가 잇따르면서 경찰관들의 일탈행위에 대한 지적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실정이다. 느슨해진 공직 기강을 넘어 책임 전가까지 이뤄지고 있는 이 상황을 이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범인을 잡고 단속에 나서는 것만이 다가 아니다. 책임 의식을 갖고 대책 마련에 나서는 것도 마땅히 해야 할 사명이다.

이제는 기자가 그들에게 묻고 싶다.

“그걸 왜 저한테 물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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