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갑수와 함께 걷는 길]서천 철새나그네길 1, 2코스

서해바다와 어울린 춘장대해수욕장과 동백정

2021년 03월 02일(화) 19:00
춘장대해수욕장은 백사장 길이만 2㎞에 이르고, 썰물 때는 200m까지 물이 빠진다. 마침 물이 빠진 간조기라 해변은 멀리까지 바닥을 드러냈다.
광주에서 서해안고속도로를 따라 북쪽으로 달려간다. 지평선이 보일 정도로 넓은 호남평야를 지나서 금강을 건넌다. 금강을 경계로 전북 군산과 충남 서천 땅이 나눠진다. 차창 밖으로 보이는 금강은 하구인데다가 금강하구둑이 가로막아 거대한 호수처럼 보인다. 금강 하구에서는 철새들이 겨울을 난다. 겨울철 저녁나절 철새들이 펼치는 군무를 보고 있으면 탄성이 저절로 나온다.

서해와 접하고 있는 서천의 해안을 따라 걷는 길이 ‘서천 철새나그네길’이다. 철새가 주로 찾는 곳은 금강하구지역이지만 걷는 길 이름을 ‘철새나그네길’이라 했다.

철새나그네길 1, 2코스를 걷기 위해 부사호 방조제로 향했다. 부사호 방조제 입구에 주차를 해두고 부사호를 바라본다. 종종 호수주변을 날고 있는 새들이 있을 뿐 호수는 고요하기 그지없다.

해변으로 나가자 서해바다가 일망무제로 펼쳐진다.

검은 갯바위 아래로는 춘장대해수욕장이 드넓게 자리를 잡았다. 마침 물이 빠진 간조기라 해변은 멀리까지 바닥을 드러내었다. 춘장대해수욕장은 백사장 길이만 2㎞에 이르고, 썰물 때는 200m까지 물이 빠진다.

드넓은 모래갯벌에는 수백 명의 사람들이 밀조개를 캐느라 정신이 없다. ‘ㄱ’자 모양으로 만들어진 갈퀴로 모래갯벌을 팔 때마다 바지락 2-3배 크기의 밀조개가 몇 개씩 올라온다. 춘장대해수욕장 모래갯벌에서는 엄청나게 많은 조개가 서식한다.
춘장대해수욕장 모래갯벌에서는 엄청나게 많은 조개가 서식한다. 겨울철에는 수백 명의 사람들이 몰려들어 밀조개를 캔다.

활처럼 휘어지는 백사장과 하얀 포말을 이루며 밀려왔다 빠져나가는 파도가 만들어내는 풍경은 그냥 바라보고만 있어도 좋다.

망망대해를 이룬 서해바다에서는 멀리 화사도, 녹도, 호도 같은 작은 섬들이 해무 위에 붕긋 솟아 신비감을 더해준다. 타원형 백사장은 소나무와 아카시아나무가 만든 숲이 감싸고 있어 포근하다.

춘장대해수욕장을 지나자 검은 갯바위들이 해변을 이루고 있다. 잠깐 갯바위를 걷고 나니 작은 모래갯벌지대가 나온다. 이곳에서는 개불을 캐고 있다. 숨구멍처럼 작은 구멍에서 물이 올라오는 곳을 골라 주변을 파면 붉은 개불이 나온다. 갯벌 속에서는 조개를 비롯한 수많은 생명들이 터전을 이루며 살아간다. 갯벌은 뭇 생명의 터전이자 자연의 보물창고다.

홍원항 방파제 쪽으로 오면서 춘장대해수욕장 방향을 바라보니 일정한 간격을 두고 다가오는 파도가 하얀 포말을 만든다. 일정하게 밀려오는 파도를 바라보며 감정의 기복이 없는 평온한 삶을 그리워한다.

방파제 아래에 정박돼 있는 작은 배들과 멀리 바라보이는 춘장대해수욕장이 각기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항구의 배들이 치열한 삶의 현장이라면 해수욕장의 한가한 모습은 삶의 여백 같다. 넓은 홍원항 방파제 안쪽에는 수많은 고기잡이 어선들이 정박돼 있다.
홍원항 방파제 아래에 정박돼 있는 작은 배들과 멀리 바라보이는 춘장대해수욕장이 각기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항구의 배들이 치열한 삶의 현장이라면 해수욕장의 한가한 모습은 삶의 여백 같다.

이 배들은 봄이면 주꾸미와 광어·도미, 가을철이면 전어·꽃게를 주로 잡는다. 겨울철에는 물메기를 비롯해 박대·아귀 같은 고기들을 많이 잡는다. 그래서 봄철에는 주꾸미축제와 광어·도미축제, 가을에는 전어·꽃게축제를 연다. 수산물을 판매하는 어시장에서는 사람 사는 온기가 느껴진다. 멀리 홍원항 방파제 끝에 있는 흰색과 빨강색 등대 사이로 조업을 마치고 어선 한 척이 들어온다.

서천 철새나그네길 2코스 시작점인 동백정까지는 차량으로 이동을 한다. 동백정은 마량리 동백나무숲 가운데로 난 돌계단을 따라 올라간다. 마량리 동백나무숲은 1965년 천연기념물 제169호로 지정된 서천의 명소다. 바닷바람을 피할 수 있는 언덕 동쪽자락에 5백년 이상 자란 동백나무 85그루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이곳 동백나무들은 5백년 세월이 말해주듯 나뭇가지가 굵고 부챗살처럼 넓게 퍼져 있다. 사철 푸름을 자랑하는 마량리 동백나무는 3월 하순에 빨갛게 꽃을 피운다. 동백꽃은 낙화마저도 품격을 잃지 않는다. 송이 째 땅에 떨어진 동백꽃은 시들지 않고 함초롬한 자태를 그대로 간직해 처연하고 애닮은 한을 느끼게 해준다.
마량리 동백나무숲을 따라 올라가면 언덕마루에 동백정(冬栢亭)이라 불리는 정자가 서 있다. 정면 3칸 측면 2칸에 2층 누각형태의 동백정에 올라서니 망망대해를 이룬 서해바다가 아득하다.

동백정에서 바라본 서해바다는 손에 잡힐 듯 가까운 곳에 오력도라 불리는 무인도가 있어 풍경미를 고조시킨다.

동백나무숲을 따라 올라가니 언덕마루에 동백정(冬栢亭)이라 불리는 정자가 서 있다. 정면 3칸 측면 2칸에 2층 누각형태의 동백정에 올라서니 망망대해를 이룬 서해바다가 아득하다. 동백정에서 바라본 서해바다는 손에 잡힐 듯 가까운 곳에 오력도라 불리는 무인도가 있어 풍경미를 고조시킨다.

동백정에서 바라보는 서해바다는 낙조가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나는 동백정 2층 누각에 서서 붉게 물든 서해바다를 상상한다. 상상만으로도 ‘황홀한 일몰’이 가슴 속에 채워진다. 아름답게 하루를 마감하는 것이야말로 알찬 인생을 사는 것이리라….

마량포구는 우리나라 최초 성경전래지이다.

1816년 9월 5일 2척의 영국함대가 서해안 일대의 해도를 작성하던 중 마량진에 정박한다. 영국함대 알세스트호의 함장 맥스웰을 통해 첨사 조대복에게 한국 최초로 성경이 전달된다. 그 당시 받은 성경은 1611년(초판) 킹 제임스 성경이다.

한국최초성경전래지인 이곳 마량포구에는 성경전래기념공원과 성경전래기념관, 마량진 한국최초 성경전래 고증벽화가 조성돼 있다. 기념공원에는 성경을 전해준 함장이 타고 왔던 2척의 영국 선박모형이 전시돼 있다. 성경전래기념공원에서 도로를 건너니 낮은 언덕에 4층 높이의 한국최초성경전래기념관이 자리하고 있다.

한국최초성경전래기념관 앞에서는 성경전래지인 마량포구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기념관에서 내려와 마량포구로 향한다. 마량포구는 반도 끝에 위치해 동쪽과 서쪽 모두 바다와 맞닿아 있다. 그래서 마량포구에서는 해돋이와 해넘이를 한곳에서 볼 수 있다.

마량포구 방파제 아래에는 마량진 한국최초성경전래 고증벽화 6점이 전시돼 있다. 영국 함선이 마량진에 출현한 그림에서부터 마량진 조대복 첨사의 함상 문정, 영국 함선 일행의 마량진 상륙, 알세스트호 함상 성경 전달 장면 등 한국 최초로 성경을 전달하기까지의 과정이 대형 벽화로 그려져 있다.

마량포구 방파제로 올라서자 3면에서 푸른 바다가 넘실댄다. 이곳에서 희망을 품고 떠오르는 일출과 하루를 성찰하며 마감하는 일몰이 동시에 이뤄진다. 지난 시간에 대한 성찰과 새로운 시작이 아름다운 인생을 창조한다.

※여행쪽지
▶충남 서천은 서해안을 끼고 남북으로 길게 이어지는데, 보령 땅과 경계를 이룬 부사호에서 전북 군산을 마주보고 있는 장항까지 해안을 따라 걷는 길이 ‘서천 철새나그네길’이다. 총 5개 코스에 37.8㎞에 이른다.
-1코스(붉은낭만길) : 홍원항→춘장대역→춘장대해수욕장→부사호(8.8㎞, 3시간 소요)
※춘장대역 생략 코스 : 부사호→춘장대해수욕장→홍원항(4.8㎞, 2시간 소요)
-2코스(해지게길) : 동백정→성경전래지→마량포구(5㎞, 관람시간 포함 2시간 소요)
-출발지 내비게이션 주소 : 부사교 입구(충남 서천군 서면 도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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