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손으로 만드는 광주 마을공동체](11)학동주민자치위원회 광주천 돌보며 생태문화마을 위상 높인다 광주천 정화 활동·오염원 줄이기 등 하천 가꾸기 학3거리 소공원 조성…푸른길·증심사 잇는 매개로 공한지 텃밭·자원순환 등 주민참여 초록마을 실현 오승지 기자

2021년 03월 14일(일) 20:19

무등산 자락과 광주천에 가장 인접한 마을인 광주 동구 학동마을은 광주천 오염원 줄이기 활동을 시작으로 주민공동체 연대를 통한 마을 고민을 해결 등 행복한 생태문화마을 실현에 힘쓰고 있다. 사진 위로부터 학동주민자치위원회에서 진행한 광주천 정화활동 및 자원순환 독려 캠페인 모습.

광주 동구 학동마을은 무등산 자락의 ‘학의 날개 모양’ 아래 형성된 주거지로 광주천과 가장 밀접한 마을이다.

학동 곁에 흐르는 광주천은 화순 너릿재와 증심사로부터 내려온 천이 처음 합쳐지는 합수천으로 가장 깨끗하고, 자연환경이 보호돼야할 구역으로도 꼽히는 곳이다.

최근 학동마을은 다양한 재개발, 재건축 현장으로 원주민의 생활 환경이 바뀌고, 새로운 외부 입주민들이 들어오는 등 공동체의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주민들은 광주천 돌보기에 집중, 자연친화적 마을 환경을 조성한다는 목표로 세대간 협력을 이끌어 내 자원순환 공동체로서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

◇광주천 정화 활동 캠페인 ‘호응’

학동마을은 생태문화마을로 지정돼 ‘광주천을 품에 안은 우리동네 초록마을’이라는 사업명으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특히 주민과 어린이가 함께 하는 광주천 지속정화 활동과 생태환경 교육이 마을의 주요 의제로 자리잡았다.

실천 사례 중 지역아동센터와 함께 어린이 EM흙공 던지기가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황토는 물을 정화하는 능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어린이들과 학부모 등은 광주천에 흙공을 던지며 생태 하천의 정화를 소망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주민 대상 집중 생태환경교육, 에코투어를 통한 견학도 진행했다.

생태환경 전문가를 초빙해 광주천 자연환경에 대한 교육을 받았으며, 나주 광역위생매립장에 직접 방문해 현재 심각한 환경오염 문제와 쓰레기 배출을 줄이기 위한 방법을 모색하기도 했다.

광주천 오염원을 줄이기 위한 대청소도 꾸준히 진행중이다.

덕분에 학동 광주천변은 누구나 부담없이 거닐 수 있고, 휴식할 수 있는 깨끗한 생태 하천으로 각광받고 있다.

실제로 학동 광주천변에는 다양한 수생식물과 물고기, 수달 등이 서식한 것으로 알려져 맑은 물을 입증하고 있다.

학동마을은 매달 관내 아파트 주변 차없는 거리를 조성하고, 빗물 유입구 알리기, 쓰레기 버리지 않기, 오폐수 유출 근원지 조사 및 조치 등을 실시했다.

광주천 돌보기를 통한 친수하천 복원과 생활 속 자원 순환 참여를 목표로 마을 공동체의 미래를 그린다.

◇주민조직 협력 마을공동체 연대

생태문화마을로 지정되면서부터 당산나무협의회, 마을사랑채운영협의체, 학동아파트연합, 희망나눔실천단 등 새로운 단체들이 조직됐다.

이들 단체는 십시일반 도움으로 마을의 각종 고민을 해결해 나가고 있다.

차없는 거리를 통한 ‘도로대청소’는 사업이 종료된 뒤에도 각 단체들이 힘을 모아 자발적으로 이어가게 됐다.

이와 함께 지난해 학3거리 소공원에 설치한 등나무 터널을 푸른 숲으로 확대하기 위한 노력도 펼쳐졌다.

등나무 터널을 보강하고 지역 아이들과 함께 철쭉, 황금측백 등 사철 푸른나무를 관리할 수 있도록 주변 환경을 정비해 미세먼지, 도시 열섬현상 완화를 기대하고 있다.

현재 방림교까지 220m가 정비됐으며, 향후 백범김구기념관까지 550여m의 길을 정비해 푸른길과 증심사 입구를 잇는 푸른 숲으로 가꾼다는 방안이다.

◇세대간 참여로 마을 환경 정비

학동마을 곳곳은 재개발로 인해 마을환경이 급변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기존의 오래된 구도심 지역에 재개발로 새로운 아파트들이 들어서기 시작했고, 공사장도 늘었다. 그로 인한 불법 쓰레기 투기 등 관내 공한지 훼손 등 환경 문제가 심화되기도 했다.

이 때 주민 참여를 통한 자발적인 마을 정비를 유도해 초록마을 실현을 위한 공동체 정신이 발휘됐다.

또 어른과 아이가 광주전남녹색연합회와 함께 광주천 생태교육에 참여했다. 생태환경바로세움과 자원순환 교육을 진행하면서 모든 주민이 자원순환에 참여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 자원나눔 배움여행으로 생활 속 자원순환을 체감하는 시간을 만들기도 했다.

아파트 공동체는 ‘초록마을 자원순환 공동체’라는 골자로 일회용품 감소, 재활용품 이용 등 자원순환 활성화를 이끌었다.

마을 내 공한지를 텃밭으로 가꾸는 사업도 주민들로부터 호응을 얻었다.

토지 주인의 배려와 주민의 참여로 출발해 주민들이 직접 일군 텃밭으로 자연스러운 환경 교육과 농작물 나눔 등이 이뤄지기도 했다.

이처럼 학동마을의 가장 큰 성과는 주민조직 간 협력으로 마을공동체 연대 기반이 마련됐다는 점이다. 마을공동체로 활동하면서 주민의 시민 역량이 강화된 것.

학동마을은 앞으로 자원순환 프로그램을 확대 추진해 생태문화마을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하고, 마을 안팎 주민조직 간 공동노력을 위한 발전 방안을 발굴할 계획이다.

학동마을은 광주천변 가꾸기 등 다양한 주민참여형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 위로부터 천변 소공원 등나무 터널 재정비와 광역위생매립장 방문을 통한 자원순환 배움여행 진행 모습.

[인터뷰] 조종진 학동 주민자치위원장 “세대공감으로 발전 지속 모두함께 잘 사는 마을로”
“천혜의 자연과 함께 형성된 학동마을이 최근 다양한 변화의 시기를 겪고 있습니다. 다함께 잘 살 수 있는, 다시 돌아오고 싶은 마을로 가꾸겠습니다.”

조종진 학동 주민자치위원장은 “마을이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기 위해서는 세대간의 소통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조 위원장은 “최근 학동 3구역의 성공적인 재개발로 많은 젊은 세대가 들어오면서 학동을 형성하는 마을 주민들의 연령층도 다양해 졌다”면서 “이주민과 원주민 사이에 소통할 수 있는 기회의 폭을 넓히기 위해 새로운 시도를 해왔다”고 말했다.

기존의 거주중인 독거 어르신들의 끼니를 위해 마을 주민들과 시장 상인들이 모여 십시일반 반찬 나눔과 한 끼 상차림을 진행한 ‘상어가족’ 프로그램이 큰 호응을 얻었다.

마을의 어르신들께 따뜻한 밥상을 차려드린다는 목적으로 의견을 모으고 서로 대화가 늘어나면서 이주민과 원주민간의 벽이 허물어졌던 것.

조 위원장은 “학동 내에 위치한 4개의 아파트가 연합해서 만들어진 모임인 ‘학아연(학동 아파트 연합)’ 등 크고작은 자생단체들이 많이 만들어지면서 마을 고민을 함께 풀어나가게됐다”면서 “이러한 모임들은 자연스럽게 광주천 생태에 대한 관심으로 파생돼 도심 속 생태하천 가꾸기로 확대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광주천은 정화활동을 통해 어린이들과 학부모들이 생태하천 살리기에 관심을 가지면서 체험형 교육 공간으로도 활용됐다.

또한 조 위원장은 “학동마을은 학의 날개 모습인 무등산 자락 아래에 형성된 곳이자 과거 백범 김구 선생의 ‘백화정신’이 깃든 곳이다”라면서 “전국에서 단 3곳뿐인 백범김구선생기념관이 학동에 위치해 주요한 문화자산으로 꼽히는 만큼 주변의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지산유원지, 증심사를 연결할 수 있도록 다방면의 노력을 기울 일 것”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학동은 광주의 재개발·재건축의 마중물의 역할을 한 성공적 개발이 이뤄졌던 만큼 향후 새로 입주한 주민과 원주민들이 더 살기 좋은 곳이 되는 걸 목표로 한다”면서 “자연친화적 마을환경 조성 노력으로 세대간 협력 및 주민들의 시민 역량 강화에 힘쓰며, 전국적으로 좋은 선례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피력했다.

/오승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