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사 창사30주년 릴레이 에세이](8) 박원균 지역 환경문제 ‘경종’ 기자로서 보람 |
| 2021년 03월 17일(수) 19:5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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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우리 사회도 이미 환경문제와 그 보존이 중요한 이슈였다. 개인으로서도 여러 환경 관련 시민단체 활동을 해왔던 터다. 사회부 등 여러 부서를 거치면서도 환경과 자연 특히, 우리 지역의 뛰어난 자산인 섬진강과 지리산에 대한 관심을 놓지 않았다. 심지어 내 출입처가 섬진강과 지리산이라는 말까지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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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지나 방송이 이를 인용해서 보도했다. 이어 무등일보 동기였는데 세계일보로 자리를 옮긴 이정세 기자가 누군가가 찍은 살아있는 반달곰 사진을 나보다 먼저 입수해 1면 톱에 올렸다. 전국이 발칵 뒤집어졌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김영삼 대통령이 반달곰을 찾으라고 강력히 지시를 했다. 단군신화의 곰이 가진 강력한 상징성이 더해져 세간의 관심이 커져만 갔다.
곰과 함께 비로소 드러난 참담한 실태가 있었다. 온갖 짐승을 잡는 수많은 덫과 올무, 불법 사냥. 신문사에서는 덫과 올무를 제거하는 대대적인 캠페인을 기획했다. 첫 행사가 지리산 화엄사 입구 주차장에서 군관민 행사로 열렸다. 불과 반나절 동안 600-700명의 참가자들이 가까운 산을 뒤져 덫이나 올무를 찾아냈다. 그 숫자가 많은 것이 아니라 충격적이었다. 지리산 전체가 덫과 올무 밭이었다. 캠페인은 전국적으로 호응을 얻어갔다.
캠페인이 전국에서 펼쳐졌고, 정부와 지자체도 합세했다. 그 덕에 짐승들이 크게 늘었다고 한다. 이것도 최근에 들은 이야기다. 25년여 만에 내가 사회를 봤던 첫 행사 사진의 존재도 알았다. 나는 환경부의 지리산 반달곰 방사 계획 입안단계에서 출입처를 옮겼다.
섬진강은 5대강인데, 4대강의 오염 정도가 심각했다. 그래서 섬진강 시리즈의 기획 제목이 ‘마지막 맑은 물, 섬진강을 지키자’였다. 나와 김용갑 기자가 한팀이 됐다. 섬진강 발원지로 알려진 데미샘부터 하동만까지 구간을 나눴다. 진안, 임실, 남원, 구례, 곡성, 광양, 하동에 이르는 물길을 더듬어 거의 일주일에 한 번, 한 면씩 1년 3개월을 연재했다.
주로 오염원 추적, 수서 생태, 모래 채취 상황 등을 다뤘다. 다른 일을 하면서 일주일에 한 번씩 현장을 들러보는 취재라 부실하기 짝이 없었다. 그래도 할만한 보도를 오래 집중하니까 성과가 컸다.
강이 여러 지자체를 지나 흐르다 보니 지자체 간의 협력이 절대 필요했는데 서로 따로 놀았다. 그도 그럴 것이 개발 시대를 거치면서 자기 구역에 쌓인 막대한 모래가 지자체나 업자에겐 큰 이권의 대상이었다. 보전은 뒷전이었다. 그래서 섬진강권행정협의회 구성을 기사로 촉구했다. 여러 곡절을 거쳐 지금은 요양원이 된 구례구역 앞 섬진강호텔에서 결성 회의를 열게 된다. 섬진강 실태를 파악케 하는 정부의 용역발주와 섬진강 모래 채취 전면 금지의 계기가 됐다고 들었다. 이 용역에 이 시리즈가 인용됐다.
섬진강에 연어 치어를 방류하는 시민운동이 일어나게 했다는 것도 돌이켜 보는 즐거움이다. 섬진강 취재 중 과거에 어른 팔 하나 보다 큰 물고기가 올라왔고 잡았다는 얘기를 들었다. 추적해보니 그것은 연어였다. 현재 전남대 여수캠퍼스인 여수수산대에 표본으로 보관돼 있었다. 그로부터 섬진강에 연어를 방류하자는 그간의 논의가 힘을 받았다. 남대천 내수면연구소로부터 연어치어를 받아와 섬진강에 연어를 방류했다. 이 주체가 ‘연어사랑시민모임’이다. 연어도 그 상징성이 매우 커서 아이들, 예술인, 환경운동가 등 시민들의 참여를 이끌어냈다. 이러한 여러 활동도 영향을 미쳐 장성 내수면연구소가 이전해 섬진강토산어류생태관으로 개관했다는 말도 들었다.
갓 30을 넘겨서 40 초반에 이르기까지 열정적으로 일하던 광주매일 재직 때의 한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