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동에서] ‘1년의 시작’ 3월에

김종민 논설실장

2021년 03월 18일(목) 19:44
한 해의 달력은 모두 12월이다. 달력의 기원은 2천800년 전 고대 로마력으로 거스르며 지금과는 달랐다. 농사를 짓는데 사용되던 일정을 표시한 것으로 파종이 이뤄지는 3월이 1년의 시작이었다. 1년은 10개월이고 겨울철인 1월과 2월은 당시엔 존재하지 않은 휴식기였다.

만물이 소생하는 봄, 3월이다. 우리나라는 초순까지 꽃샘추위다 해서 다소 추운 날씨가 이어지다가 중하순이 되면 따뜻한 기온이 지속되고 비로소 눈이 녹는다. 이 즈음 남도에서 지천으로 피는 꽃들은 저마다 화려한 자태로 생명의 위대함을 알린다.

정치권의 3월은 어떤가. 1년 앞으로 다가온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있는 중대한 시기다. 18대까지는 5년 주기로 12월에 대선이 치러졌지만 국정농단 사건에 의한 탄핵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임기를 채우지 못하면서 일정이 바뀌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5월9일 19대 대선에서 승리한 직후 곧바로 취임했으며, 20대 부터는 이전의 경우처럼 다시 인수위원회 운영 기간을 거쳐 5월에 당선인이 국가 수반으로 공식화한다.

20대 선거일은 2022년 3월9일이다. 여당은 ‘20년 집권론’을, 야당은 ‘심판론’을 앞세워 결전의 각오를 다지고 있다. 오는 4월7일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가 전초전으로 상당한 영향을 미치겠으나 정치권의 시계는 대선에 맞춰져 있다. 보선 종료 직후 여야 대선 캠프가 가동될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의 대권 구도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당내 1, 2위인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 제3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정세균 국무총리가 먼저 꼽힌다. 김경수 경남지사와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 친문의 전격적인 차출 가능성도 있다.

여기에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첨예하게 갈등을 빚었던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그리고 김두관·이광재·박용진 의원, 최문순 강원지사·양승조 충남지사, 이인영 통일부 장관, 김부겸 전 의원 등을 아우르는 ‘13룡 등판론’까지 회자된다.

반면 야권은 인물난을 호소할 정도다. 제1 야당인 국민의힘은 유승민 전 의원, 원희룡 제주지사와 무소속 홍준표 의원, 일단 서울시장으로 방향을 튼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정의당 심상정 의원까지 한 자릿수 지지에 밑돌면서 존재감이 미약한 편이다.

그나마 문재인 정부의 대척점에 섰던 윤석열 신드롬에 기대를 거는 듯 하다. 윤 전 총장이 표류하던 보수·중도보수 진영을 결집시켰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고건 전 국무총리나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정치인으로서 경륜을 보여준 바 없는 만큼 지지율 조정은 필연적이라는 얘기다.

차기 대권 레이스는 민주당 이낙연 대표의 사퇴와 함께 막이 올랐다. DJ(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최초의 전남 출신인 이 전 대표가 광주·전남에선 앞서는 듯 하지만 승부의 향배는 단언하기 힘들어 보인다. 이재명의 독주, 이낙연의 반전, 윤석열의 등판, 3자 경쟁 속에서 앞으로 제3 후보, 제3 지대 움직임 등 변수 또한 적지 않게 돌출될 것이다. 4월 보선 결과에 따른 정계개편 소지도 충분하다.

코로나19와 함께 맞는 두번째 봄이다. 긴 겨울을 나고 봄바람이 살랑거리며 꽃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그런데 꽃 피는 순서, ‘춘서(春序)’ 라 한다. 최근 기후 온난화로 일부가 바뀌긴 하나, 대체로는 이렇다. 겨울의 막바지 수줍게 자태를 드러낸 동백이 첫째다. 이어 매화, 산수유, 목련, 개나리, 벚꽃, 튤립이 수줍게 꽃망울을 터트리고, 대미는 사랑의 즐거움이라는 꽃말을 가진 철쭉이다.

문재인 정부 탄생의 원동력은 바로 호남의 힘이다. 1년 후 대선, 정권재창출의 열망이 높아질 것이다. 광주는 대한민국 정치의 중심에 늘 섰다. 5·18민주화운동으로 대표되는 민주주의 성지다. 호남의 마음을 얻는 주자가 반드시 승리한다. 오롯이 호남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순리를 거스르지 않는 자연의 섭리와 닮아 있다. 실제 역사적으로 그러했다.

집권당 민주당의 모태인 광주와 전남은 이미 대통령선거 체제로 들어선 모습이다. 유력한 주자들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찾아 구애를 본격화 하고 있고, 지지 모임도 하나 둘 꾸려져 활동에 들어갔다. 지역 관가의 움직임도 빨라졌다. 광주시는 공약 기획 방향과 추진 방법 등을 공유하고, 전남도는 미래 비전을 제시하고 반영되도록 팔을 걷어 붙였다.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백신 접종 소식이 들려오고 있어도 코로나19는 여전히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 속 같다. 남녁은 지금 봄꽃이 한창인데, 봄마중 마저 조심스럽다. 올해 봄은 그렇다 치자. 그래서 내년은 여느 해와는 다른 찬란한 봄이길 바란다. 공정 세상을 향한 제2기 촛불정부의 시작 2022년 3월9일, 대한민국은 진짜 봄을 맞을까.
이 기사는 광주매일신문 홈페이지(kjdaily.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

URL : http://www.kjdaily.com/1616064265540684013
프린트 시간 : 2024년 02월 22일 20:1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