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난의 화살보다는 용서의 배를 띄우자 / 김영식 |
| 2021년 03월 21일(일) 17:5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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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6년 미국에서 개발된 ‘에니악’이라는 컴퓨터도 길이가 24m 정도이고 엄청난 전기를 소모하며 고장도 잦았다고 한다. 휴대폰은 1970년대에 모토로라에서 처음 만들어져 급속하게 진화를 거듭한 끝에 지금의 스마트 폰으로 사용하게 되었다. 우리 인류가 산업혁명 이후로 급격한 산업의 발달을 가져오면서 우리 삶은 많이 편리해졌다. 우리가 자라던 70-80년대의 생활은 이제 아련한 추억 속으로 사라져 가지만 우리는 힘들 때면 ‘그때가 좋았지’라는 말을 가장 많이 하는 것 같다.
얼마 전 퇴근을 하면서 운전을 하고 집에 오는데 80㎞ 도로에서 80㎞로 달리고 있는데 뒤에서 쌍라이트를 켜면서 차를 가깝게 대며 위협을 하는 것이다. 나는 분명 잘못한 것이 없는데 라고 생각을 하고 여유 있게 자리를 비켜 주고 있는데 젊은 친구가 운전하면서 뭐라고 욕을 하면서 가는 것이다. 또 골목 모퉁이에 비스듬히 주차된 차 때문에 많은 사람이 불편을 겪어서 전화해서 차를 이동시켜 주면 고맙겠다고 했더니 다짜고짜 욕을 하면서 알아서 하라는 거였다. 헉! 적반하장이다.
인류를 발전시켰던 자동차, 인터넷, 스마트폰은 지금 비난의 시대를 살고 있다. 자신 앞에 누군가와 얼굴을 마주 대하지 않고 있다고 해서 남을 쉽게 비난하고 상처를 주는 일이 일상이 되어 버린 지금이다. 옛날 같으면 같은 동네 이씨, 김씨가 운전하다가 실수를 하면 ‘아이고 김씨 미안합니다. 아이고 이씨 괜찮습니다. 먼저 가세요’. ‘너 박씨 아들이지? 그러면 안 된다. 아이고 최씨 아저씨 죄송합니다’. 라고 서로 얼굴을 보면서 웃으면서 지나갈 일들이 이제는 얼굴을 보지 않는 시대이다 보니 상대방을 비난부터 하거나, 경찰에 신고부터 한다.
인터넷이나 TV에서 공인이 작은 실수만 해도 인터넷 기사의 제목부터 비난을 유도하는 제목을 달아 구독자를 유인한다. 개인의 인격이나 진실은 온데간데없고 전체적인 비난만 난무한다. 결국, 그 공인은 자살로 생을 마감한다. 아! 그럴 수도 있겠구나. 아! 나라면 어땠을까? 한 번의 실수를 했더라도 더 노력해서 더 훌륭한 사람이 되라고 머리를 쓰다듬어 주던 동네 김씨 아저씨도 사라지고, 아이들의 철없는 행동을 꾸짖던 박 씨 할아버지도 이젠 먼 산만 보고 돌아서 버린다. 그리고 법관도 다 알 수 없는 수많은 법안만 쏟아져 나오고 있고, 세무사도 다 알지 못하는 수많은 세법만 새로 만들어져 결국 AI(인공지능 로봇)이 해결사로 나와야 할 판이 되었다.
예수님의 사랑과 부처님의 자비는 사라져가고 있는 안타까운 인터넷세상에서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사회는 더욱 비난을 증폭시키는 사회로 변해 가고 있으며, 사랑과 용서는 이제 ‘법’의 테두리 속으로 가둬 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안타까운 마음이다.
어린 시절 증오로 불탔던 나의 등을 말없이 쓰다듬어 주던 외할머니의 손이 그립다. 배움이 많다고 해서 용서를 하는 것이 아니다. 가슴이 따듯한 사람이 용서하는 것이다. 지금 내 가슴이 차가운 가슴은 아닌지 손바닥을 올려보자. 우리 사회가 남에게 비난의 활을 쏘기보다는 용서의 배를 띄워야 한다. ‘용서는 가장 이기적인 자기 사랑법’이라고 했다. 용서는 인터넷의 동영상보다는 할머니의 거칠지만 자상한 손안에 있다. 내 작은 가슴에 미움일랑 자리하지 말고 사랑과 용서의 바다를 만들어 보자. 봄이 왔다고 매화꽃은 흐드러지게 피고, 목련꽃은 그 화려한 꽃봉오리를 뽁뽁 소리를 내며 피우건만 봄비 내리는 아스팔트를 걸으며, 오늘은 김치 쪼가리에 막걸리 한잔하면서 이 풍진 세상 희망가를 함께 부를 친구가 그리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