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악한 전남 의료 환경 해법 찾자](상)치료 위해 타지로 ‘엑소더스’

年 80만명 수도권 등 외지 진료 1조3천억 유출
초고령사회 진입…기대 수명 80.7세 최하위
의료 수요 급증 인프라 태부족 악순환 반복
의과대학 신설 등 의료인력 양성 대책 절실

김재정 기자
2021년 03월 30일(화) 20:35
의과대학 유치 결의
의료 환경이 열악한 전남지역에 의과대학 설립 등 공공의료 확대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6월 김영록 전남지사와 대학, 시민·사회단체, 지자체가 참여한 가운데 열린 전남권 의과대학 설립 범도민 유치 결의대회 및 유치위원회 출범식 모습.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한 전남은 민간의료 뿐만 아니라 공공의료 확대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에 정부·여당은 지난해 7월 의과대학 신설 방침을 발표했다. 하지만 의료계 반발로 원점으로 돌아간 상태다. 코로나19 상황이 진정된 후 의정협의체를 통해 재논의키로 한 만큼 올해 의과대학 신설 여부가 결정될 공산이 크다. 열악한 전남지역 의료 환경과 의과대학 신설 필요성, 향후 전망 등을 시리즈로 보도한다. /편집자 註

전남지역 의료 환경이 갈수록 퇴보하고 있다. 덩달아 도민 삶의 질도 낮아지고 있다.

2014년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전남은 의료 수요가 높을 수 밖에 없다. 반면, 의료 인력을 양성할 의과대학이 없어 도민들이 제대로 된 의료 서비스를 받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른 전남 주민의 기대 수명은 80.7세로 전국 최하위다. 의료 인프라가 월등히 좋은 서울은 83.3세로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1인당 의료비 역시 전남은 218만6천원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다. 최저인 경기 142만3천원의 1.5배에 이르는 액수다.

의과대학과 대학병원이 없는 만큼 응급환자 전원율(응급환자를 병원에 옮겼다가 치료가 어려워 다른 병원으로 옮기는 것) 역시 3.1%로 전국에서 가장 높다.

지난해 전남지역에서 코로나19가 확산될 당시 도내에 중증 환자 치료 시설이 없어 중증 환자 23명 중 16명이 타 시·도에서 치료를 받기도 했다.

전남도 등 보건당국은 의료서비스 이용을 위해 타 시·도로 빠져나가는 도민을 연간 80만명으로 분석하고 있다. 말 그대로 ‘엑소더스’다. 연간 유출 비용만 1조3천억원에 달한다. 교통비와 체류비, 이용 시간 등을 감안하면 전남도민은 이중·삼중의 비용을 부담하고 있는 실정이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전남엔 뇌혈관 전문의와 소아외과 전문의가 한 명도 없다. 응급의학과 전문의 수도 10만명 당 1.4명에 불과하다. 역시 전국 최저다.

또한 276개 유인도서 중 의사가 없는 섬은 164개(59.4%)나 된다. 실제 섬에서 뇌출혈 등 긴급 질환이 발생하더라도 치료가 가능한 의료기관까지 거리가 멀어 이송 중 사망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이처럼 전남의 열악한 의료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의료인력과 시설 확충이 급선무로 떠오르고 있다. 바로 의사를 양성할 의과대학과 수련할 대학병원이다.

전국 광역자치단체 중 의과대학이 없는 곳은 전남이 유일하다. 각 지자체별 의과대학 수는 서울 9개, 부산·강원 각 4개, 경기·대구·대전 각 3개, 인천·광주·충남·경북 각 2개, 울산·충북·경남·제주 각 1개 등이다.

김영록 전남지사가 전남 의과대학 신설을 최우선 핵심 과제로 추진하고 있는 것도 열악한 지역 의료 환경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절박함에 기인한다.

이에 따라 지난해 9월 이후 중단된 의정협의체의 의과대학 신설 논의 재개 여부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특히 전남지역 열악한 의료 상황을 잘 알고 있는 이필수 전 전남의사회장이 최근 제41대 대한의사협회장에 당선됨에 따라 향후 의정 협의 과정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전망도 나온다.

전남도는 이필수 회장이 오는 5월 1일 취임하는 만큼 빠르면 6월께 의정협의체가 본격 가동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강영구 전남도 보건복지국장은 “전남은 의료 수요가 높은 반면, 정주 여건이 좋지 않아 의사가 태부족한 상황이며 농어촌으로 갈수록 의사가 적어지는 이유”라며 “의과대학을 만들고 지역에 알맞은 맞춤형 의사를 양성할 수 있다면 지역 의료서비스는 획기적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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