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인태의 사주칼럼] 여민동락(與民同樂) |
| 2021년 03월 31일(수) 19:21 |
국민들을 섬기겠다고 장밋빛 공약을 발표를 한 사람들이 막상 선거에만 당선이 되면 가장 높은 곳에서 국민들 위에 군림하며 섬김을 받고자 한다. 얼마 전에 어떤 후보는 “기억 앞에서는 겸손해야 한다”고 말했다. 모든 권력을 쥐고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은 자신의 기억앞에서가 아니라 진정으로 국민 앞에 먼저 겸손해야 한다.
퇴계(退溪) 이황은 경(敬:공경히 받듦)을 자기 수련의 덕목으로 삼았다. 낮춤과 섬김의 정신을 가진 철학자다. 퇴계는 약장인 여성, 어린이, 천민을 존중하고 배려했다. 퇴계와 관련된 다음의 일화는 그가 어떤 정신으로 살았는지 잘 알려주고 있다.
그는 두 끼 식사를 했다. 반찬은 세 가지였다. 어느 날 정승 한분이 찾아왔다. 정승은 식사 때 나온 반찬을 보니 도저히 먹을 수 없어서 다른 핑계를 대고 상을 물렸다. 이튿날 나온 상차림도 별반 차이가 없었다. 그는 뜨는 둥 마는 둥 대충 먹고 음식이 맞지 않아 일정을 단축했다. 정승은 떠나려는 마당에 괜히 미안하기도 해서 “나한테 좌우명이 될 만한 이야기를 좀 들려주시오”라고 했다.
퇴계는 겸손하게 말했다. “제가 무슨 말씀을 드리겠습니까?” 정승은 거듭 말을 하며 한 말씀 해달라고 부탁했다. “음식이 맞지 않아서 이렇게 떠나시는 것 같은데 이 음식이 우리 백성들이 먹는 식단에 비해서는 아주 낫습니다. 무른 정치가는 백성과 여민동락(與民同樂)을 해야 합니다. 저는 이렇게 먹으면서도 늘 백성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듭니다.” 그 말을 들은 정승은 후에 주변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퇴계가 나에게 해준 이야기를 듣지 않았다면 나는 마지막까지 정말 잘못된 삶을 살 뻔 했다.”
사람들은 겸손한 사람을 좋아한다. 힘과 권력이 세면 셀수록 더 겸손할 필요가 있다. 힘과 권력이 세면 지나친 자신감으로 자기 중심적이고, 남을 무시하기 쉽다. 무시당하고 업신여긴 당한 사람이 자신의 주변에 많을수록 그 사람은 고립되고 공격을 당하게 되어 있다. 정치를 하려는 사람은 처음부터 끝까지 국민 앞에 겸손하고 섬김을 덕목으로 삼아야 자신의 정치인생도 길게 가고 성공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