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는 즐거움’ 장성호 수변길 新힐링관광지 각광 출렁다리 품은 ‘출렁길’·트래킹 코스 ‘숲속길’ 주말 ‘상품권교환제’ 도입 ‘수변길마켓’ 운영 농수산물 구매 유도 지역 경제 활성화 일조 미락단지 ‘장어정식거리’ 카페·베이커리 입점 장성=김문태 기자

2021년 04월 08일(목) 20:01

장성호 수변길이 탁 트인 호수 풍경을 감상하며 데크길을 비롯 옐로우 출렁다리, 황금빛 출렁다리 등을 체험할 수 있는 코로나시대 명품 여행코스로 각광받고 있다. 사진은 장성호 수변길.<장성군 제공>

‘걷기’는 참 좋은 운동이다. 몸에 큰 무리가 가지 않아 꾸준히 할 수 있다. 또 걷는 동안 머릿속의 복잡한 생각들을 정리할 수 있어 ‘마음 건강’에도 이롭다. 하지만 걷기 운동에도 딱 한 가지 단점이 있다. 다소 지루할 수 있다는 것이다. ‘명품 트래킹 코스’로 잘 알려져 있는 장성호 수변길은 그런 점에서 완벽에 가깝다. 탁 트인 호수 풍경을 감상하며 데크길을 걷는 재미가 꽤 쏠쏠하기 때문이다. 또 수변길 중간에 만나는 ‘옐로우 출렁다리’와 ‘황금빛 출렁다리’ 덕에 지루함을 느낄 새가 없다. 장기화되고 있는 코로나 시대, 장성호 수변길이 치유 여행지로 주목받고 있는 이유다.

◇수변길 초입 황금대나무숲

널찍하게 정비돼 있는 주차장을 지나 장성댐에 오르는 진입로로 향한다. 체력에 자신 있다면 상부까지 한 번에 이어진 계단을 오르면 된다. 하지만 시작부터 무리하고 싶지 않은 방문자라면 좌측의 황금대나무숲길을 추천한다. 수변길 입구까지 연결된 전 구간(290m)이 완만한 경사를 지녔다. 또 미끄럼 사고를 방지하는 논슬립(Non-Slip) 데크가 설치돼 있어 고령자나 어린 아이와 함께 올라가도 걱정없다. 숲길 주위에 가지런히 서 있는 황금대나무, 황금편백 등 노란빛깔 나무들도 이채로운 풍경을 선사한다.

장성호 수변길 초입에 설치된 데크

◇웅장한 규모 지닌 인공 호수

장성호 수변길 초입에 이르면 드넓게 펼쳐진 호수 풍경이 여행자를 압도한다. 장성호는 1976년 준공된 인공호수다. 인근 지역에 농업용수를 공급하기 위해 조성됐다. 1만2천여㏊의 웅장한 규모를 지녀 ‘내륙의 바다’라는 별명을 얻었다. 준공 이듬해에 국민 관광지로 지정됐지만 이후 오랫동안 사람들의 발길이 뜸했다.

방치돼 있던 이곳은 2017년부터 가치를 되찾기 시작했다. 장성군은 장성호 선착장부터 북이면 수성마을까지 수변길을 내고 데크를 설치했다. 이어 옐로우 출렁다리(2018년)와 황금빛 출렁다리(2020년)를 개통해 방문객들에게 독특한 즐길거리를 선사했다.

장성호 전경

산새들의 지저귐을 들으며 타박타박, 20분 정도 수변길을 걷다 보면 두 마리 황룡의 모습을 표현한 커다란 주탑과 마주하게 된다. 황룡강에 숨어 살며 마을 사람들을 몰래 도왔다는 황룡 ‘가온’의 전설을 형상화했다. 두 마리 황룡이 지탱하고 있는 다리가 바로 ‘옐로우 출렁다리’다. 건너는 동안 마치 물 위에 설치된 놀이기구를 탄 것 같은 짜릿함을 만끽할 수 있다. 다리 한가운데에 서면 탁 트인 호수 풍경을 카메라에 담을 수 있어 인기가 높다.

◇눈길 사로잡는 황금빛 출렁다리

옐로우 출렁다리를 지나 1㎞ 쯤 더 걸으면 지난해 여름 개통된 ‘황금빛 출렁다리’를 만날 수 있다. 총 길이는 154m로 옐로우 출렁다리와 동일하며 폭은 30㎝ 더 넓다. 다리 양 쪽을 지탱하는 주탑이 없는 ‘무주탑’ 방식을 적용, 중앙부로 갈수록 수면과 가까워진다. 한가운데 지점에 다다르면 호수와 불과 2-3m 밖에 차이나지 않는다.

제2출렁다리까지 건너려면 여유있는 걸음으로 50분 가량 소요된다. 거리로 환산하면 2.2㎞ 정도다. 왕복 시간까지 고려해 걷기 일정을 짜는 것이 좋다.

건너는 동안 마치 물 위에 설치된 놀이기구를 탄 것 같은 짜릿함을 만끽할 수 있는 옐로우 출렁다리.

◇조용한 산책 호수 우측 ‘숲속길’ 추천

지난해 장성군은 장성댐을 중심으로 좌·우측 수변길에 각각 이름을 부여했다. 좌측 수변길은 출렁다리를 지니고 있어 ‘출렁길’로, 우측은 ‘숲속길’로 각각 명명됐다. 숲속길은 갈대숲 바람과 따스한 봄 햇살을 맞으며 2.6㎞ 가량 걸을 수 있는 정통 트래킹 코스다. 출렁길에 비해 인적이 드물어 조용히 걷고 싶은 이들이 선호한다. 향후 장성군은 호수 전체를 수변길로 연결하는 ‘수변 백리길 사업’을 완성할 계획이다.

장성군은 지난 2월 장성호 수변길 인근에 봄꽃 식재를 마쳤다. 먼저 주차장에서 수변길 진입로로 이어지는 황금대나무숲길에는 160㎡ 규모로 양귀비를 심었다. 수변길 좌측 ‘출렁길’ 시작 지점에는 금영화가 식재됐다.

반대편인 호수 우측 ‘숲속길’ 입구에는 끈끈이대나물과 안개초, 양귀비가 조화롭게 자리잡았다. 800㎡ 규모로 넉넉하게 조성된 꽃밭이 보는 이들의 마음을 정화시켜줄 것으로 기대된다. 개화 시기를 맞이하는 4월 말 이후 더욱 많은 방문이 예상되는 만큼 장성군은 코로나19 방역에도 집중하고 있다.

◇‘상품권 교환제’ 직거래장터 이용

주말에 장성호를 찾았다면 ‘상품권 교환제’가 시행되고 있음을 미리 알아두는 것이 좋다. 상품권 교환제는 장성호 수변길을 찾은 방문객이 교환소에 3천원을 내면 동일한 금액의 지역 화폐(장성사랑상품권)로 돌려주는 제도다. 돌려받은 상품권은 장성 지역 가맹점에서 현금처럼 쓸 수 있다. 주말·주일 및 공휴일에만 운영하며 주로 외부 방문객을 대상으로 한다. 장성군민과 만 65세 이상 고령자, 군인, 학생 등은 교환 절차 없이 입장 가능하다.

수변길 여행을 마쳤다면 교환한 장성사랑상품권을 활용해 장성댐 주차장에 마련된 수변길마켓을 이용해보는 것도 좋다. 수변길마켓은 장성의 대표적인 농·특산물 직거래장터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정기 개장이 어려웠음에도 지난해 6-12월 1억2천만원의 매출을 기록한 바 있다.

올해에는 지역 내 21개 농가·단체가 수변길마켓에 참여한다. 오는 12월까지 주말·공휴일마다 정기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미락단지 ‘핫플레이스’ 급부상

장성호 하부 미락단지는 요즘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핫플레이스’다. 장성군은 이곳에 장어정식거리를 조성 중이다. 도비 포함 총 1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지역 특화 음식메뉴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에는 카페와 베이커리 등도 새롭게 문을 열었다. 주말 평균 7천여명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는 장성호 수변길의 인기에 힘입어 지역민과 관광객들의 이용이 꾸준하다.

유두석 장성군수는 “수변길과 출렁다리를 개통해 가치를 재발견한 장성호는 사계절 방문이 끊이지 않는 ‘치유 관광 명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며 “코로나19 확산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의 지속적인 홍보와 함께 선제적인 방역 대처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강조했다.

/장성=김문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