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신·전남방직 부지 공공개발 추진 서둘러야

2021년 04월 12일(월) 19:44

광주시가 공공개발에 정책 방향을 두고 있는 일신방직과 전남방직의 역사·문화자원에 대한 훼손 우려가 제기됐다. 기존의 보존 건축물 이외에 공장 부지 전반에 대해 추가 조사가 이뤄질 예정이지만 별도 관리대책 없이 방치되고 있다.

일제강점기 지난 1934년 철골 구조로 지어진 화력발전소는 망가진 창문과 벽면의 모습을 드러내 흉물로 변하고 있다. 기능을 상실한 고가수조와 제1·2 보일러실 건물들은 이끼가 끼었고 낡은 구조물은 언제 쓰러질 듯 위태롭다. 이들 시설은 1950년 6·25 당시 폭격을 피해 원형을 유지하고 있으나 세월의 무게에 짓눌려 일부 붕괴의 위험을 안고 있다. 1966년 설립됐다가 1990년 화재로 소실된 직포공장도 상흔이 그대로 남았다.

사정이 이런데도 광주시가 개발과 보존방식을 놓고 진행 중인 협상은 다소 더디기만 하다. 시가 전문가 합동 전담조직(TF)을 꾸려 중간 용역 결과를 공유하고 보완책 등을 논의하고 있는 가운데 현재로선 사유지에 대해 행정적으로 개입할 수 없는 상황이다. 북구 임동 100-1번지 29만1천801㎡(8만8천270평)에 소재한 일신·전남방직은 원면에서 실을 생산하던 공장으로 2018-2019년 가동을 중단했으며 지난해 부동산 업체가 매입했다.

시민사회단체는 도시 재생을 통해 문화전략 거점을 형성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공장 부지 가치를 공유하고 미래 세대를 위한 역사 교육자산으로 활용을 바라는 전문가 의견도 많다. 특히, 조선인 노동자 착취와 산업화 과정에서 소외된 여성 근로자 삶의 흔적이 고스란히 스며있는 근대 건축물인 만큼 보존 범위를 공장과 기숙사 등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더하고 있다.

시민들은 공익성을 살린 개발에 무게를 싣고 있다. 광주·전남 지역에 일제 강제노역 관련 공간이 없다는 점에서도 향후 리모델링과정 등을 거쳐 시민들 품에 돌려줘야 한다는 당위성을 내세운다. 광주의 소중한 문화 유산이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시는 지역사회의 요구에 즉각 응답해야 한다. 최대한 빨리 협상을 마무리 짓고 효율적인 관리에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