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은 물건이 아니다

최명진
(사회부 기자)

2021년 04월 12일(월) 19:44

“언젠가는 동물을 살해하는 것을 살인처럼 생각하는 때가 올 것이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경고다.

현대 사회는 그야말로 반려동물 시대다. 동물에 대한 인식과 관심은 날이 갈수록 커지는 추세지만 학대 또한 끊이지 않고 있다. 더 큰 문제는 법적인 처벌을 받는 사례가 극소수라는 점이다. 현행법상 동물 학대에 대한 처벌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이다.

모든 처벌은 기본적으로 재범을 방지하는 것에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실형을 받은 경우는 거의 없을뿐더러 벌금형을 선고받는다 하더라도 고작 몇 만원에서 몇 십만원일 뿐이다.

지난달 광주에서 적발된 무허가 고양이 번식업장에서도 그 문제가 드러났다. 이 불법 번식업자는 작년에도 고발당했지만 벌금형도 아닌 기소유예로 풀려나게 됐고, 올해 또다시 같은 범죄를 저질렀다. 명백한 동물 학대임에도 불구하고 미미한 대응 ‘덕분에’ 학대범들은 처벌을 피할 수 있게 됐다.

소유권 문제에 대한 해결도 시급하다. 학대를 당한 동물이더라도 가해자의 소유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불법 학대 정황이 발견됐음에도 치료를 목적으로 3일 이상 강제격리하는 것 이외에는 방법이 없다. 실형의 죄목이 동물학대죄가 아닌 재물손괴죄라는 것도 우리 사회에서 동물이 단지 ‘물건’에 불과하다는 것을 시사하는 바다.

해외에서는 동물 학대 범죄가 강력범죄로 이어질 수 있음을 고려해 높은 수준의 처벌을 적용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동물 학대범을 살인범과 유사하게 간주해 처벌하는 등 강도 높은 징역이 선고된다.

우리나라에선 아직 동물 학대 범죄에 대한 처벌은 ‘솜방망이’ 에 그친다. 동물 보호와 생명 존중에 대한 인식 변화는 물론 동물을 대상으로 한 범죄를 강력하게 처벌할 수 있는 법이 시급한 이유다. 모든 동물이 위협으로부터 보호받는 사회가 만들어지길 간절히 바란다.

다빈치가 남긴 말처럼 그날은 얼마 남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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