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상처 덧내는 일상적 왜곡·폄훼 심각하다

2021년 04월 13일(화) 19:57

경북 경주시 위덕대학교 경찰행정학과 박훈탁 교수가 5·18민주화운동을 북한군이 개입해 일으킨 범죄이자 폭동이라고 해괴한 망언을 했다. 적잖은 파장을 불러왔고 어떤 해명과 이유도 상처받은 국민과 5·18 관계자, 대학 구성원 분노와 아픔과 슬픔을 대신할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며 잘못을 인정했다.

박 교수는 최근 비대면 수업을 통해 “5·18이 민주화운동이 아니고 북한군이 저지른 범죄행위란 주장은 상당한 과학적 근거와 역사적 증언과 증인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또 “폭도들이 총질했다”며 “광주에서 죽은 사람이 한 200명 가까이 되는데 약 70%가 등에 카빈총 맞아서 죽었고, 카빈총은 국군이 사용하는 총이 아니라 무기고에서 탈취한 총이다”고 덧붙였다.

앞서는 대구지역 일간지 매일신문이 만평에서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비판하기 위해 5·18 당시 과격 진압을 한 공수부대원의 모습을 그대로 모방했다가 거센 비판을 받은 뒤 삭제했다. 건보료, 재산세, 종부세를 계엄군의 모습으로 의인화해 9억원 초과 1주택자를 곤봉으로 때리는 내용으로 국정 비판이라고 보이지만 이를 접한 광주 시민들은 41년 전의 고통을 떠올릴 수밖에 없었다.

범정부 차원 5·18 실체적 진실규명이 속도를 내는 가운데 올해 제41주년 기념행사위원회가 ‘오월 시대와 눈 맞추다 세대와 발맞추다’라는 슬로건으로 출범했다. 대한민국은 지금 불공정과 양극화, 코로나19 팬데믹 위기다. 민주주의와 공동체의 가치로 새로운 시대를 열어야 할 때, 국민적 화합을 해치고 5·18의 깊은 상처를 덧내는 못된 행태가 이제는 일상 속에서 반복되고 있다.

그래서 무분별하게 허위사실을 유포해 충격에 빠뜨린 책임을 더욱 엄중하게 물어야 한다. 학문의 입장이라거나 표현의 자유라고 둘러대지만 넘어선 안 될 선을 이미 넘어섰다. 또 매번 그렇듯 진정성 없는 사과를 하고 나면 그 뿐이다. 5·18 단체는 즉각적인 퇴출과 함께 공식 사죄와 재발방지 방안을 요구하고 있다. 왜곡된 역사인식을 바로잡을 수 있도록 결연하게 의지를 모아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