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자치구 ‘점심 휴무’ 미루고 더 소통하라

2021년 04월 14일(수) 19:35

광주시 구청장협의회가 점심시간 휴무제와 관련, 입장문을 내고 “현재 상황은 시민 불편을 최소화 할 준비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공무원노동조합이 강행을 거듭 예고한 상황에서 자치구가 현실적 여건을 고려해 시행시기를 협의해 나가겠다고 하면서 갈등이 커지고 있다. 주민들은 더욱 혼란스럽다.

가장 시급하게 무인민원발급기 설치가 필요한 가운데 현재 동·북구를 제외한 나머지 지자체는 5월 이후에나 추경에 돌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구청장들이 ‘이르다’는 결론을 낸 이유다. 일각에서는 노조가 5월1일 ‘근로자의 날’에 맞춰 성과를 내기 위해 무리하게 추진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들린다.

노조는 강경하다. 이들은 2018년 협의회와 합의 이후 진척이 못본데다 올해 들어서야 추경에 민원발급기 추가 구매 예산을 반영하는 등 소극적인 모습에 미룰 수 없다고 강변한다. 민원인들이 체감하도록 현수막과 배너를 관공서 인근에 설치하는 등 최대한 혼선을 줄이기 위해 홍보하고 있다고도 했다.

점심 휴무를 도입하지 않기로 한 광주시에 대해선 “공직자들의 불편을 해결하는 것이 시장의 일”이라고 직격했다. 이용섭 시장은 앞서 “세상이 바뀌었지만 공무원이 국민의 공복이자 시민의 봉사자라는 것은 잊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집행부와 노조 간 달리하는 의견에 주민들은 착잡하기만 하다. 또 시민 편의는 뒷전이고 공무원 복무 규정 준수가 중요하냐며 묻는다. 공직자가 불편하고 힘들면 질 높은 업무도 기대할 수 없는 논리는 자신들의 이해에 집착한 모순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다수가 불편하다고 하는데 아예 묵살당하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며 분노한다.

점심시간 휴무제가 이미 시행돼야 할 중요 사안이라면 공감대 형성이 먼저다. 민원발급기 확충 등 제반 여건도 구비돼야 한다. 당장에 현장을 방문하는 주민들이 피해를 떠안게 될 판이다. 자치구와 노조가 효율적인 대안 마련에 힘써주길 바란다. 현재로선 5월 시행은 어려움이 많아 보인다. 앞으로 폭넓게 소통하고 집중 논의해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