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식구 감싸기’ 기초의회 이대로 놔둬야 하나

2021년 04월 20일(화) 20:01

가재는 게 편이요, 초록은 동색이라고 했다. 기초의회의 잇따른 비위행위가 한 두 해가 아닌데,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소속 의원들에 대한 징계까지 ‘제 식구 감싸기’가 여전한 까닭이다. 반복되는 구태의 원인이 지방자치법의 허점에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제7회 전국 동시지방선거를 통해 구성된 광주와 전남 기초의회의 사례를 시민단체인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가 발표해 충격을 던지고 있다. 이에 따르면 2018년 7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지난 2년5개월 간 징계를 받은 의원은 광주 7명, 전남 10명 등 모두 17명에 달했다. 사유는 자신 또는 배우자, 지인 업체 수의계약 청탁이 가장 많았으며 동료의원 성희롱과 공무원 상대 갑질, 막말, 돈봉투 의혹 등 적잖은 파장를 일으킨 것도 포함됐다. 하지만, 징계는 출석정지(5일-30일)가 최다였고 공개 사과 및 경고 등으로 얼렁뚱땅 마무리 됐다. 제명은 단 2명에 불과했다.

하나마나 셀프 징계로 인한 정치혐오가 가중되는 가운데 주민들이 직접 참여해 제재할 수 있도록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요구가 나온다. 공천 과정에서 후보자 자질을 충분히 검증하는 것은 물론 당선 후에도 지속적인 관리 시스템 구축 등 정당의 책임을 촉구하기도 한다. 특히, 법규상 처벌 강화를 주문하는 목소리가 높다.

실제 지방자치법(제100조·징계의 종류와 의결)상 징계종류는 공개회의 경고·공개회의 사과·30일 이내 출석정지·제명 등이다. 제명을 하려면 제적의원 3분의2 이상의 찬성을 받아야 한다. 징계 요구는 해당 기초의회 윤리특별위원회에서 진행하는데, 특위가 전원 같은 구의원들로 구성돼 있는 점을 감안하면 30일 이내 출석정지가 사실상 최고 수위다.

능력 시비에 도덕성 부재 등으로 잡음이 지속되는 기초의회다. 징계라고 말은 하지만 자기들 스스로 감싸고 도는 아주 못된 행태다. 여론의 비난을 아랑곳하지 않은 비뚤어진 동료의식이자 잘못된 온정주의다. 이는 범법 혐의자에 특혜를 주는 것과 마찬가지로 민주주의 기본 정신에도 어긋난다. 더는 자정작용을 기대할 수 없다. 특단의 대책을 조속하게 강구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