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석보다 갚진 뜻밖의 선물 하얀 손수건 / 오창식 원장 |
| 2021년 04월 20일(화) 20: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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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원주민들의 이런 선물 행위는 이익을 취하기 위한 것이 아닌 온정의 마음으로 행하는 것으로 공동체 내에서 서로를 하나로 묶어 주는 신뢰의 결속으로 이어지게 된다고 한다. 그들이 주고받는 선물은 오늘날 문명사회의 인간성이 결여된 지대추구의 사적이득을 위한 청탁의 전제가 깔린 것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며, 어떤 의도적 생각이 없는 순수성이 흠뻑 베인 너무나 인간적인 공동체의 감사와 나눔의 의식적 행위이다.
작금의 우리 사회가 지향하는 감사와 그 감사의 뜻을 전하는 선물에 대한 진정한 의미의 해답도 원주민들에게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선물은 청탁이나 부탁이라는 전제 조건의 교환을 목적으로 하지 않고, 조건적 의도가 없는 순수한 감사 표현이다. 인간성이 메마른 오늘날 우리들의 자화상과 사회상은 어떤가? 수평적관계의 친지, 이웃, 친구 등 평소에 가깝게 지내며 서로 위로, 격려, 희로애락 하는 관계에서는 좀처럼 선물을 하는 것을 볼 수 없다. 선물은 부담되고 나쁜 것이라는 것이 오늘날의 통념이 됐다.
선물과 금품의 선을 분명히 긋는 이른바 부정 청탁 법까지 개정되어 그 한도를 정해놓고 있다.
선물은 수직적 행위로 낮은 위치에서 높은 위치로 신분을 기준으로 위로 바치는 행위가 되었다.
그러나 사회가 유지되는 한 선물의 행위는 인간의 본능이며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선물은 사랑, 우정, 감사의 표시이며, 나눔의 표시이다.
얼마 전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전남직업능력개발원에 입학해 1년의 직업훈련과정을 이수하고 원하는 직장에 취업한 한 여성 수료생이 첫 월급을 받았다고 사무실에 찾아와 주머니에서 고이고이 예쁘게 포장지에 싼 ‘하얀 손수건’을 선물로 주는 것이었다.
“선생님! 저 취업해서 첫 월급 받았어요! 그리고 직장 일을 하면서 직장동료도 생기고 직장동료와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것이 무척 설레요! 감사합니다! 변변치 않지만 감사의 뜻이니 받아주세요!”라고 말하며 건넨 것은 다름 아닌 소박한 하얀 손수건 이었다.
그 소박한 하얀 손수건 선물을 받는 순간 벅찬 감동이 내 뇌리를 마비시켰다. 이순(耳順)이 다되어 가는 나이에 이렇게 진정 아름다운 감사의 선물을 받은 것은 처음이다.
고작 손수건이 뭐 그리 대수냐고 할지 모르지만 이 세상 그 어떤 보물과도 비교할 수 없다.
그 여성 장애인 수료생의 하얀 손수건 선물, 이것이 바로 우리 사회를 희망, 감사, 신뢰, 믿음으로 이어주는 등대 같은 선물이 아닌가 싶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특히 장애인에게는 ‘일’을 하기가 쉽지 않다. ‘일자리’는 좀처럼 마중물같이 솟아나올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그렇지만 우리가 희망을 결코 포기하지 않는다면 일을 할 수 있는 일자리는 반드시 넘쳐 날 것이다.
그 여성장애인 수료생으로 말미암아 장애인에게 단순 금전적 공적부조 복지지원보다 일을 할 수 있는 ‘일자리’가 얼마나 생존 이상으로 삶을 영위함에 절실히 간절한 것인가를 다시금 되뇌며, 한층 더 장애인이 일을 할 수 있도록 장애인의 직업훈련 교육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직업에 대한 진정한 소명의식을 일깨우게 해주었다.
4월은 장애인의 날이기도 장애인고용촉진 강조의 달이기도하다. 전남직업능력개발원을 수료하고 직장에서 첫 월급으로 나에게 선물을 한 여성 장애인 수료생의 소중한 하얀 손수건의 값어치만큼 나에게 평소에 도움을 준 소중한 사람에게 나도 선물을 해야겠다. 그리고 그 여성 장애인 수료생이 선물로 준 하얀 손수건으로 내 얼굴을 닦기가 왠지 너무나 소중하여 그냥 고이 간직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