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물이 살아나는 봄, 안전사고 예방부터 / 이천택

2021년 04월 20일(화) 20:01

이천택 광주서부소방서장

만화방창(萬化方暢), 따뜻한 봄날에 온갖 생물이 나서 자란다는 의미를 가진 사자성어로, 최근의 자연 풍경을 시기적절하게 묘사할 수 있는 표현이 아닐까 싶다. 벚꽃이 지나간 자리에는 초록빛 생기가 돌기 시작하며 길가에 피어오르는 꽃들이 이제는 완전히 봄이 왔음을 알려주는 듯하다.

이 시기는 기온이 상승하고 주변 환경이 활기를 되찾지만 움츠러들었던 우리의 몸과 마음의 긴장이 덩달아 풀어지게 되므로 부주의로 인한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 또한 높아지는 때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봄철에 가장 조심해야 할 것은 산불이다. 고속도로나 국도를 지나가다보면 도로가에서 피어오르는 연기를 본 경험이 누구나 있을 것이다. 이 연기는 쓰레기를 소각하거나 논, 밭을 태우면서 발생하는 연기인데 산림 및 인접지역에서의 소각행위는 들불화재나 더 나아가 산불의 가장 큰 원인이 된다.

만약 산불이 발생했을 경우에는 우선 주변 사람에게 위험사항을 알리고 119로 신고한 뒤에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가스밸브 폐쇄, 전기 주전원 차단 등의 안전조치를 하고 학교, 공터, 마을회관과 같이 안전한 곳으로 대피해야 한다.

봄철에는 산불 이외에 해빙기로 인해 야외활동 시에 주의해야할 안전사고가 있다. 해빙기는 언 땅이 봄기운에 녹는 시기로 단단해 보이는 바위도 쉽게 부서질 수 있고 지반이 약화됨에 따라 낙석, 붕괴 등으로 인한 안전사고를 조심해야 한다.

또한 기온의 상승으로 등산객이 증가함에 따라 봄철 산행 시 지켜야할 안전수칙도 숙지해야 한다. 겨우내 굳어 있던 몸이 갑자기 무리하게 움직이게 되면 안전사고가 발생하거나 건강에 이상이 생길 수 있으므로 준비운동을 필수적으로 하는 동시에 장거리 산행은 자제하고 산행 중 스틱으로 바위를 두드려 상태를 확인하며 이동하는 것이 좋다.

봄은 곳곳에 안전사고의 위험이 산재해 있는 계절이다. 게다가 코로나로부터의 위협이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는 더욱이 들뜬 마음을 진정시키고 야외활동을 줄이는 가운데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하여 잃어버린 일상을 되찾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