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 예술인 260인 “창작 표현의 자유 억압 말라” 박정희기념재단 ‘일제를 빛낸 사람들’ 전시 중단요구에 반박 성명 김다이 기자 |
| 2021년 04월 21일(수) 20:32 |
전국 각지의 예술인 260명은 21일 성명서를 내고 “일제 잔재의 흉악한 정신머리로 예술창작의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지 말라”며 “세계적인 광주비엔날레 미술축제를 탄압하지 말라”고 박정희기념재단 측을 규탄했다.
이들은 “이상호 작가의 작품 ‘일제를 빛낸 사람들’은 해방이 되고 76년이라는 긴 시간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일제 잔재가 청산되지 못함으로 인해 79년 부마항쟁과 80년 5월 광주항쟁으로 이어지게 되는 아픔의 역사를 안고 있다”며 “결국 일제 잔재는 사회 곳곳에 암 덩어리처럼 뿌리내리고 독립운동가들에게 빼앗은 옥답을 반역자들의 후손들에게 대물림하고 기득권을 누리며 호화롭게 살고 있는 반면, 독립군 후손들은 폐지를 주어 하루 끼니를 걱정해야하는 현실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상호 작가는 이러한 역사의 모순을 바로 잡고자 친일에 부역하며 민족에게 크나큰 고통을 안긴 92인의 친일파를 민족문제연구소에서 펴낸 친일인명사전을 참고해 선정했다”며 “역사의 죄인인 그들을 오랏줄로 묶고 역사의 심판대에 세우는 국민들의 열망을 담아 작품으로 형상화 했다”고 덧붙였다.
예술인 일동은 박정희기념재단 측의 작품전시 중단 요구에 대해 “광주비엔날레와 후원사를 협박해 지구촌 미술축제를 더럽히지 말라”며 “박정희기념재단은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를 태평양에 무단 방류해 인류건강을 해치는 일본정부를 엄중하게 꾸짖는 대책이나 강구하길 바란다”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 광주비엔날레 재단 관계자는 “작가가 출품한 작품에 대해 이렇다 저렇다 개입해서는 안된다”며 “예술작품은 늘 시각에 따라 다양한 시각이 있는 것이고, 단체나 개인의 입장에 따라서 생각을 말할 수 있는 것으로 재단은 별도의 입장을 내기 어렵다. 예술은 항상 다양한 의견들이 나오는 데 이것이 예술의 몫이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한편 ‘일제를 빛낸 사람들’은 이상호 작가가 제13회 광주비엔날레에 출품한 작품으로 민족문제연구소의 친일인명사전을 참고하는 등 박정희 전 대통령을 비롯해 친일·반민족 행위자 92명이 포승줄에 엮어 있는 모습을 작품으로 형상화했다./김다이 기자
김다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