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41주년…소통과 연대로 통합 플랫폼 만들자](중)5·18역사왜곡처벌법 의미 5·18 왜곡·폄훼 ‘여전’…강력한 처벌로 선례 남겨야 매일신문 만평·위덕대 교수 강의 등 악의적 모욕 잇따라 허위사실 유포 처벌 ‘핵심’…오월 진실 밝히는 등불 돼야 최명진 기자

2021년 05월 09일(일) 19:53

5월영령의 숭고한 희생 기리며… 5·18민주화운동 41주기 기념일을 앞두고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은 북구청 공무원들이 5월영령의 숭고한 희생을 기리며 묘역에 손 태극기를 꽂고 있다.

5·18민주화운동이 올해로 41주년을 맞았다.

오월의 진실을 밝히려는 노력이 계속되고 있지만 이를 향한 왜곡과 폄훼 또한 끊이지 않고 있다.

일부 극우단체와 보수집단을 비롯해 5·18을 노골적으로 부정하는 세력은 여전하다.

보수 유튜버 등은 그들의 채널을 운영해 광주 시민들을 조롱하고 모욕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 이들은 편협하고 뒤틀린 시각을 지닌 허위사실과 가짜뉴스를 만들어 끊임없이 5·18을 훼손한다.

오월정신을 모욕하는 보수집단들의 만행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이 통과됐다.

5·18역사왜곡처벌법 시행이 제대로 된 진상규명의 계기가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법적 기반 마련…역사왜곡 굴레 끊어내야

5·18역사왜곡처벌법(5·18특별법)은 5·18에 대한 허위사실을 유포한 자에 대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는 규정이 담겨있다.

지난해 12월9일 국회를 통과한 5·18특별법 개정안은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허위사실을 유포한 자를 처벌하는 조항이 신설돼 지난 1월부터 본격 시행됐다.

피해자가 특정되지 않아도 허위사실 유포 행위만으로도 처벌이 가능토록 한 것이 이 법의 핵심이다.

지금까지 5·18왜곡을 처벌하기 위해서는 명예훼손 혐의를 적용해야 해 처벌의 공백이 생겼다.

하지만 이번 5·18특별법 개정으로 과거의 폭력적인 역사를 미화해 표현하려는 이들을 처벌할 수 있게 됐다.

이 법안은 5·18과 관련된 반대의견을 처벌하자는 것이 아니라 5·18의 역사에 대해 허위사실을 유포한 자를 처벌하는 법이다.

5·18에 대한 근거 없는 낭설에 제재를 가할 수 있는 최소한의 법적 기반이 마련된 것이다.

법안 시행으로 우리 사회는 5·18 역사 왜곡 방지에 한 발자국 더 다가설 수 있을 전망이다.


◇언론·대학 등서 계속되는 5·18 폄훼

대구지역 일간지인 매일신문이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비판하는 만평에서 5·18 당시 계엄군이 시민을 폭행하는 장면을 묘사해 논란이 일었다.

지난 3월18일자 지면에 실린 이 만평엔 ‘집 없이 떠돌거나 아닌 밤중에 두들겨 맞거나’라는 제목이 붙여졌다.

그림에는 종합부동산세, 건강보험료, 재산세로 의인화된 무장 군인들이 ‘9억 초과 1주택’으로 표현된 시민을 구타하는 장면이 담겼다.

만평이 보도되자 해당 신문사를 처벌해 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과 함께 지역 시민단체 등에서 항의가 빗발쳤다.

이를 두고 매일신문은 정부의 조세 제도를 지적하기 위한 것이었을 뿐 5·18을 왜곡하거나 폄훼할 의도가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리고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또다시 5·18 역사 왜곡이 일어났다.

현직에 있는 대학 교수가 자신의 수업에서 5·18민주화운동을 폄훼한 것이다.

경북 경주 위덕대학교 박훈탁 교수는 최근 ‘사회적 이슈와 인권’ 과목 비대면 수업에서 “5·18민주화운동은 북한군이 개입해 일으킨 범죄이자 폭동이다”는 등의 강의를 했다.

박 교수는 5·18 북한군 투입설을 제시하며 전두환과 지만원의 무죄를 주장하기도 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5·18특별법이 학문의 자유를 침해하는지 과제물로 제출할 것을 요구하기까지 했다.

이같은 내용은 5·18 왜곡을 주도한 극우논객 지만원씨의 주장을 그대로 빌려온 것이다.

앞서 지씨는 5·18에 북한군이 개입했다는 허위 주장을 했다가 명예훼손 등 혐의로 징역 2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이같이 중대한 역사에 대한 허위사실을 유포한 자에게는 책임을 엄중히 물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역사에 대한 악의적인 폄훼는 강력한 처벌을 통해 선례를 남겨야 한다.

형사처벌 등 법의 심판을 받게 해 경각심을 일깨워야 할 필요성이 있다.

잊을만 하면 나오는 근거 없는 비난과 혐오 발언은 아물어 가는 그 날의 상처에 다시 한 번 생채기를 낸다.

처벌법이 제정된 만큼 역사를 바로잡기 위한 행보가 이어져야 한다.

표현의 자유라는 이름으로 역사를 부정하는 일이 더 이상 반복돼선 안 된다.

매년 다짐하는 약속들이 올해는 반드시 지켜져 오월의 진실을 밝히는 등불이 돼야 할 것이다.

/최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