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평등 해소를 위한 가치 대전환의 시대정신 / 강동완

2021년 06월 01일(화) 18:55

강동완 前 조선대학교 총장

법고창신(法古創新: 옛것을 본받아 새로운 것을 창조한다)의 대전환 시대에 국민은 분열과 갈등의 원인이 되었던 동이불화 (同而不和: 같음은 불화이다)에서 화이부동(和而不同: 다름이 평화이다)으로의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경제 및 교육 격차에 따른 계층 간 지역 간 불평등의 해소가 한국사회의 가장 중요한 시대 정신이 되고 있다. 계층 간의 불평등은 연령대별 기회에 대한 불공정이며, 지역 간의 불평등은 정치, 경제, 법률, 문화 등의 권력이 수도권에 집중되어 나타난 불균형이다. 계층 간 지역 간 불평등은 연동되어 있으며 경제 및 교육 격차를 만들고 양질의 일자리 격차로 이어져 불공정 사회의 핵심요소가 되어 있기에 수도권과 지역 간의 불공정과 불평등 해소에 담대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것은 불공정 불평등 해소를 위한 지방분권시대의 열림을 의미한다. 참여정부는 혁신도시의 구축을 통하여 정부와 공공기관들을 이동하였지만 후속적인 이동이 현 정부에서 이뤄지지 않아 여전히 불균형적인 요소가 뿌리 뽑히지 않고 있다. 따라서 차기 정부는 계층 간 지역 간 불공정 불평등에 기인한 불균형을 해소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수도권이나 지방에 사는 모든 국민이 공정한 행복과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아날로그 시대에는 불가능했던 중앙집권을 혁신적 디지털 기술에 의해 지방분권 공화국 시대를 활짝 열어 가야 한다.

지방분권 공화국 완성의 핵심은 국회, 대법원 및 대검찰청을 포함한 헌법기관과 법률기관들을 특화 지역으로 옮기는 것이다. 필자는 그러한 기관을 동학혁명, 광주학생독립운동, 3·15 및 4·19 운동 그리고 한국 민주화를 선도했던 호남지역의 어느 특화된 곳으로 옮긴다면 지방분권 공화국이라는 권력 전환의 대역사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

정신 가치의 대전환이 필요하다. 우리에게는 위대한 홍익정신과 장인정신, 그리고 선비정신이 있다. 이러한 정신은 과거의 정신이 아니고 현재에도 진행되는 우리 민족의 인문학적 과학적 뿌리이다. 1960년대 미국의 샌프란시스코에서 꽃피운 히피 정신이 인류의 지식 평등화를 위한 인터넷 개발의 정신이 되었고 달은 물론 화성 탐사라는 창의적 혁신적 과학의 원동력이 됐다. 이제 홍익정신에 기반한 광주의 민주화 정신이 문명사회의 인류애와 윤리 정신으로, 장인정신은 디지털 과학의 선도 정신으로, 선비정신은 리더십이라는 가치 개념으로 전환할 수 있는 길은 없는지 질문해 본다.

이 질문에 답은 사고와 권력의 불평등을 유발하는 정답만을 찾는 교육에서 나를 찾고 너를 사랑하는 문해력 중심의 생각하는 교육으로의 대전환이다. 인생에는 정답이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우리는 정답만을 제출하는 환경에 익숙하다. 정답만을 찾는 교육은 인류를 위한 창의적 개념을 만들어 내기 어렵다. 이에 대한 대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대전환의 길에 지역 간 계층 간 불평등에 대한 명확한 데이터에 근거한 정보를 확립하여 이를 해소하는 정책적 신뢰를 만들어 가야 한다. 정책 기획 시 기본 데이터 확립과 해석이고 행동계획과 실천이라는 단계를 중시해야 한다. 이 과정에 대한 피드백은 필수적이다. 피드백이 없는 정책 추진은 책임감과 정체성이 없는 행위에 그칠 수 있다. 이 과정을 추진하는 단계에서 데이터 기반 정보의 선별과 해석에 문해력(文解力·literacy)이 중요시되고 있다.

2012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문해력을 문장을 이해하고 평가하며 사용함으로써 사회 활동에 참여하고, 자신의 목표를 이루며 자신의 지식과 잠재력을 발전시킬 수 있는 능력으로 정의하고, 문해력은 건강, 취업률, 소득과 상관관계가 있고 높을수록 삶의 질이 높아진다고 보고했다.

현재 교실에서 지식을 배워 정답만을 찾는 교육을 넘어 스스로 보고 듣고 말하고 쓰기 중심의 생각하는 문해력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뜻이다. 또한 문해력 교육을 디지털 기술과 미디어를 활용하여 디지털 데이터, 정보, 콘텐츠를 소비, 분석, 관리 활용, 생산하는 데 활용되어야 한다. 이러한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은 계층 간 지역 간 불평등한 삶의 질과 권력 집중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데 이바지할 것이다.

디지털 문명사회에서 앞으로 우리가 사랑하는 자녀들의 수만 가지의 꿈을 응원하는 길은 비판적 사고, 소통, 협력, 창조로 향하는 디지털 리터러시 학습망을 누가 어떻게 구축하느냐에 달려 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정답만을 찾고 남을 이겨야 생존한다는 권력 지향적 아날로그 사회”에서 “상호 존중과 협동으로 공존하여 삶의 가치 지향적 디지털 공유사회”로의 대전환을 의미한다. 이것이 우리가 가야 할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