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매일신문 창사 30주년 특집-서른살 청년이 말한다]신정선 광주문화재단 문화사업팀

사회생활 속 느낀 책임감…몸과 마음 유연해지는 계기
소소한 변화, 기쁨 전달 매개체로서 큰 행복감 느껴

김다이 기자사진=김영근 기자
2021년 06월 08일(화) 19:35
신정선 광주문화재단 문화사업팀
조선대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해 방송작가로 활동해오다 현재 광주문화재단에서 문화예술 행정 업무를 하고 있는 초보 직장인 신정선(30)씨는 올해로 서른 살을 맞이했다.

아직 낯선 업무와 환경이지만 통합문화 체육관광이용권 사업 관련 업무를 맡아 차상위계층과 기초생활수급자들의 다양한 문화향유를 위해 도움을 주는 일을 하면서 큰 보람을 느끼고 있다고 한다.

유례없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20대의 마지막과 30대의 첫 해를 어려운 환경에서 보내고 있는 신씨가 자신만의 방향성을 갖고 힘든 시기를 함께 극복해가자는 메시지를 전한다.

▲서른살을 맞이하는 시점에 코로나19로 본인의 가치관에 생긴 변화가 있다면.

-서른 살을 맞이 하기 앞서 이십대의 마지막 해를 코로나19, 마스크, 모임·여행 제한 속에서 살았다는 것이 참 아쉽다. 아직 스물아홉의 해를 제대로 못 보냈다는 느낌에선지 서른을 맞이할 준비가 안 된 것 같다.

코로나19로 세상이 떠들썩했고 여전하지만 조용하게 2021년을 맞이해 살아가고 있는 것 같다. 조용하게 살아간다는 것은 별 탈 없이 지낸다는 의미도 있지만, 가끔 ‘무기력’으로 읽히기도 한다. 제한된 상황에 익숙해질수록 자신이 무기력한 것을 알아차리는 것 조차 더욱 어려워져가고 있는 것 같다.

마음 깊은 곳에 꽁꽁 숨은 무기력함을 찾지 못하고 내버려 두면 정말 끝도없이 어두워지고 피곤해진다는 것을 느낀 연초였다. 지금은 어느 때보다 무기력함의 굴레에 빠지지 않도록 마음을 유심히 보살피고 지내고 있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서른살까지 경험한 힘든 시기를 어떻게 지내왔나.

-20대부터 아르바이트를 쉬지 않고 학업과 병행하면서 ‘사회생활’을 열심히 해왔다고 나름 자부한다.

돌이켜보니 그것은 순한 맛, 대학교를 졸업하고 방송국을 통해 ‘직업’을 가진 뒤 만난 사회 초년은 매운 맛이었다.

매주 방송 프로그램을 만드는 과정에서 스스로 감당해야할 책임감의 무게가 상당했고, 사람은 이해하는 게 아니라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 세상은 참 다양한 이유로 쉬운 일이 어려워질 수도 어려운 일이 쉬워질 수 도 있는 예측불허의 연속이라는 것이다. 마음대로 안 되는 사회에서 일이든 인간관계든 본인이 가진 능력보다 ‘잘 해내고 싶은 욕심’이 클 때 늘 힘들었던 것 같다.

▲서른을 맞이하면서 꿈꾸게 된 목표와 희망이 있다면.

-대학 졸업을 앞두고 진로에 대해 고민할 때 지도 교수님이 해주셨던 조언이 마음에 오래도록 남아있다. “내가 잘 하는 게 뭔지, 무엇을 해야할지 모르겠다”는 질문에 “의무감에 하는 것들은 모두 내려놓고, 아무 것도 하지 말고 몇 개월이고 시간을 보내봐라”는 답변을 주셨다.

그러다보면 무엇이든 한 가지는 하고 있을 것이며, 거기서부터 시작해보는 것도 방법이다고 말씀해 주셨다.

서른 살로 들어서는 길목에서 방송작가라는 직업을 내려놓으면서 그 대화를 다시 떠올려봤다. 쉬면서 보니 나의 글이나 정보로 삶에서 소소한 변화, 기쁨을 얻는 사람들을 보면서 큰 행복을 느끼고 있었다. 그래서 현재 통합문화체육관광 이용권사업 업무를 하는데 있어서도 보람을 느끼고 있다.

인생은 물 흘러가듯 살아지는 것 같지만 모두 자신만의 결이 있다. 창대한 목표를 설정하기보다 나의 결을 따라서 조금씩 걸어 나가자 하는 다짐으로 지내려 한다.

▲2030 청년세대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얼마 전 한 친구가 3년3개월이라는 대장정을 마무리하고 사직서를 제출했다. 또 한 친구는 꿈의 대기업을 내려놓고 배고픈 예술가의 길을 선택했다. 다른 한 친구는 천직이라고 여겼던 일을 그만두고 새롭게 창업의 문을 두드렸다.

모두가 도시로 갈 때 농촌으로 들어가 이상 기후에 마음 졸이며 농사를 짓는 친구도 있다. 몇몇 친구는 공무원 시험 준비를 이어가고 있다. 또 회사를 그만 둘 거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면서도 5년째 출퇴근 도장을 찍는 친구, 자신과 잘 맞는 회사를 찾기 위해 이직만 4번 한 친구, 코로나19 여파로 잘 다니던 직장을 잃은 친구도 있다.

사람일은 모르는 일이다. 참 다양하다. 모두 힘내고 어깨를 펴고 몸과 마음도 건강해지자!

/김다이 기자
/사진=김영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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