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19와 한국경제의 시간 / 김일태 |
| 2021년 06월 15일(화) 19:3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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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에 경기부양으로 5월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전년 동월대비 2.6%이고 생활물가지수는 3.3% 올랐다. 또한 집값은 수도권 신규택지의 부족, 부동산 관련 세금인상 등에 의한 주택공급 부족, 수도권 집중과 1인 가구 증가, 투기적 기대심리 등에 의한 주택수요 폭증, 그리고 저금리의 풍부한 유동성으로 지나치게 실물경제에 비해서 높다. 이미 지난해 3분기에 국내총생산 대비 가계부채 비율도 100%를 초과하여 세계 최고수준이다. 이런 경제상황에서 한국은행은 자산시장의 불균형을 완화하고 물가 상승도 안정시키는 기준금리 인상의 시기와 폭을 따져보고 있다.
글로벌 경제도 활기를 띠고 있다. 미국은 지난해 2분기 성장률이 31.4%로 최악에 직면했지만 3분기(33.4%)부터 올해 1분기(6.4%)까지 연속 플러스 성장을 하고 있다. 중국도 지난해 1분기( 6.8%) 마이너스 성장을 했지만 올해 1분기 18.3%로 3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였다. 특히 미국은 코로나19 이전의 경제성장률이 2%정도이고 물가상승률도 2% 내외를 유지했지만 올해 5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 동월 대비 5%가 상승해 1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것은 재정지출로 인한 수요 인플레이션과 동시에 공급망 차질로 반도체 부족과 유가 등 원자재의 가격상승으로 공급 인플레이션에 직면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가운데 미국 연준(Fed)은 그동안 시중에 풀린 과다한 유동성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지는 상황에서 양적 완화를 점차 축소하는 테이퍼링(tapering)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으며 금리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미국의 바이든 정부도 실업의 고통에서 벗어나는 경기 부양을 통한 고용 확대와 물가 고통에 시달리는 인플레이션 압력을 억제하는 금리 인상으로 고민할 것이다.
어느 국가나 고용 확대와 물가안정의 상관관계는 큰 이슈이다. 전통적으로 일자리 창출을 위한 경기 활성화는 물가상승으로 이어지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경기부양의 혜택이 양극화되면서 소비자 물가의 급등과 자산가격의 상승세로 연결된다면 저소득층 인플레이션의 고통은 더욱 커질 것이다. 인플레이션이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현상이고 특히 주택가격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자료에 의하면 연간 상승률이 5%에 근접한 20년 만의 최고치로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로버트 쉴러 교수는 부동산, 주식, 가상화폐 등 자산가격의 거품이 형성되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인플레이션의 공포는 자산가격의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고 물가를 안정시키는 금리인상을 압박할 것이며 부와 소득의 양극화를 심화시킬 것이다.
지금의 경제상황에서 미국의 글로벌 경제위기가 경기 침체의 원인들이 서로 연결되어 일어났다는 점은 한국경제에게 시사점을 주고 있다. 2001-2006년 기간 미국의 주택가격은 연평균 8.2% 상승은 주택건설경기의 호황으로 연결됐지만 2006년 7월부터 20% 이상 하락하게 됐다. 주택가격의 하락은 기업의 수익성 악화는 물론 노동의 수요를 감소시켰고, 가전제품 등 관련제품의 판매도 감소시켜 전반적으로 소비가 급감해 총수요가 감소했다. 또한 주택가격의 하락과 근로자의 실직은 담보대출 연체를 초래해 채무불이행으로 가계의 파산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한국경제도 재정지출과 5차 재난지원금 지급의 확장적 재정정책으로 생활물가 급등과 주택 등 자산가격의 상승으로 인플레이션의 압력에 직면하고 있다. 그리고 물가 상승을 진정시키기 위한 금리 인상은 유동성 부족으로 주택 담보대출에 치중한 가계부채의 상환을 어렵게 만들고 자산 가치를 잠식하게 돼 담보대출의 손실을 감당하지 못해 금융시장의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 또한 한계기업과 자영업자, 소상공인들은 금리 부담으로 인해서 채무불이행으로 파산하거나 폐업하게 돼 경기 위축이 길어질 수 있는 것이다.
이제 한국경제는 고용 확대를 위한 인플레이션의 고통을 감내하는 확장적 재정정책과 물가 압력을 벗어나는 금리 인상의 부담을 견딜 수 있는 긴축적 통화정책의 조합에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하는 슬기로운 묘안을 찾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