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도심 재개발·재건축이 전세난 부추긴다 사업 진행·예정 지구, 동구 14곳 등 모두 46곳 달해 5월 전세수급지수 102.3 전년比 6.9↑…‘공급 부족’ 아파트 전세 ‘하늘의 별따기’…단독 주택은 차고 넘쳐 이종행·오승지 기자

2021년 06월 17일(목) 20:44

광주지역 전세난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현재 광주 곳곳에서 진행 중인 소규모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전세 수급난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7일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 31일 기준 광주지역 ‘전세 수급지수’(전세 동향)는 102.3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95.4, 2019년 95.6보다 각각 6.9, 6.7 높은 수치다.

‘전세 수급지수’는 전세 수요와 공급 등 수급 동향을 보여주는 지표로, 수치가 100을 넘으면 수요가 공급보다 많다는 뜻이다.

한 마디로 ‘공급 부족’이라는 얘기다. 아파트 전세 공급은 해마다 줄어들고 있다. 연도별로는 ▲2019년 5월(93.9) ▲지난해 5월(93.1) ▲올해 5월(104.7) 등이다.

아파트 전세 물량은 해가 거듭될수록 ‘하늘의 별 따기’가 돼 가고 있는 셈이다. 반면 단독 주택은 같은 기간 대비 공급이 수요를 넘어섰다. 연도별로는 ▲2019년 5월(100.4) ▲지난해 5월(100.0) ▲올해 5월(94.3) 등이다.

아파트 전세 공급은 턱없이 부족해지는 반면, 단독 주택 수요는 차고 넘친다는 것이다.

부동산업계는 재건축·재개발 열풍이 아파트 전세의 수요와 공급에 상당한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현재 광주에서 재개발·재건축사업 예정 또는 진행 중인 구역은 모두 46곳(재개발 33·재건축13)이다.

구별로는 ▲동구 14곳(재개발)▲서구 7곳(재개발 3, 재건축 4) ▲남구 9곳(재개발 2, 재건축 7) ▲북구 11곳(재개발 10, 재건축 1) ▲광산구 5곳(재개발 4, 재건축1) 등이다.

또 전셋값이 1-2억원에 달하는 빌라나 저가형 아파트 등을 중심으로 소액 전세난이 극심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재개발지역 입주민 대다수는 3-4억원 이상 아파트에 입주할 형편이 되지 않는데, 이들이 2억-3억원 대 아파트로 몰리면서 전세난이 심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공인중개사 A씨는 “소형 아파트 등은 광주 곳곳에서 정비 대상으로 분류돼 철거 중”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비슷한 액수의 아파트를 찾다 보니 없을 수 밖에 없다. 또 집주인들이 전세보단 월세를 선호하는 점도 전세난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지역 공인중개사들은 앞으로도 소액 전세 부족난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재개발·재건축은 물론 빈집 및 주택 정비 사업, 노후 주택 정비 사업 등 각종 소규모 정비 사업이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공인중개사 B씨는 “향후 몇 년 간 낙후된 주거 지역에서 소규모 주택 정비 사업이 이어질 것인데, 주택 시장이 안정 될 때까진 전세 수요 부족은 당분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행·오승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