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 들인 함평문화원 ‘함평설화집’ 도용 논란 “故 지춘상 교수 저서 내용 그대로 게재” 주장 함평=신재현 기자

2021년 06월 23일(수) 20:20

(사)내고향함평천지회는 23일 함평군 내고향함평천지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함평문화원이 2018년 발행한 함평설화집 ‘호남가 첫고을 의향 함평’ 1, 2권이 남도민속학의 대부 고(故) 지춘상 교수(전남대)가 저술한 ‘한국구비문학대계’에서 설화를 그대로 도용했다”고 주장했다.

‘한국구비문학대계’는 1981년 정신문화연구원에서 발간한 책으로 수록된 함평군 설화는 엄다면 58편, 나산면 34편, 월야면 25편, 신광면 47편으로 총 185편이다.

이 책자는 지춘상 교수가 연구 책임자로 함평 지역 구술자를 발굴해 채록하고 집대성한 결과물이다.

설화 185편 중 129편의 설화가 2018년 2월 함평문화원에서 발간한 함평설화집에 그대로 도용돼 구술자와 저술자가 모두 바뀌었고 원본에 나오는 채록 지역을 무시한 채 함평 9개 읍·면으로 분리하고 조작했다는 게 내고향함평천지회의 주장이다.

설화집 발간에는 도비 7천만원과 군비 3천만원 총 1억원의 보조금이 지원됐다.

최창호 내고향함평천지회장은 “함평설화집 발간사업을 의뢰한 함평군은 발행된 책자 및 자료집의 표절 여부를 정확히 조사해야 한다”며 “함평문화원 관리 책임이 있는 함평군은 그동안 지원 발간된 함평문화원의 책자, 자료 등 모든 발주 현황을 감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김창훈 함평문화원장은 “당시 도비와 군비 각 5천만원 씩을 지원받아 설화 책자를 발간하는 과정에서 지춘상 교수가 채록한 내용을 옮겨 실은 것은 사실”이라며 “설화 책자 ‘각주’에 지춘상 전 교수 글이라는 것을 표기했다면 논란이 없었을 텐데 표기하지 않은 것은 실수이며 도용이란 주장에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함평=신재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