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차 3법 계약갱신청구권 갈등 커지는데

2021년 06월 24일(목) 18:21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해 계약갱신청구권 등을 담은 ‘임대차 3법’이 오히려 임대인과 임차인 간 갈등만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올 들어 전국적으로 ‘계약갱신·종료’ 관련 분쟁 접수 건수는 110건으로, 5개월 만에 지난해 전체 122건의 80% 수준에 이른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무려 15.7배다. 임대차 상담 건수도 법이 시행된 지난해 8월부터 올해 5월까지 월평균 7천445건에 달했다.

사정이 이런데도 법원 판결이 엇갈리면서 논란을 부추기고 있다. 올해 3월 청구권 분쟁 재판에서는 ‘집주인이 실거주 목적으로 매입한 주택이더라도 기존 세입자가 청구권을 사용했다면 집을 비워달라고 요구할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는데, 5월엔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실거주 의사를 밝혔다면 청구권을 거절할 수 있다’는 판결로 뒤집혔다. 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임대차법이 집주인에게 너무 불리하다며 제도 철회를 요구하는 청원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임대차 3법은 주택임대차보호법의 주요 개정사항을 말하는 것으로 이 중 계약갱신청구권제와 전월세상한제는 지난해 7월31일부터, 전월세신고제는 이달부터 시행됐다. 계약갱신청구권이란 임차인이 임대인을 상대로 1회에 한해 갱신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다. 임차인이 희망한다면 계약 만료 전 6개월부터 3개월 전까지 행사할 수 있으며 임대인은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 거절할 수 없도록 규정했지만 현장에서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부동산 가격이 오르는 상황에서 신규 전세 물건이 빠르게 사라져 매물을 찾기가 쉽지 않다. 전셋값도 덩달아 상승하고 임차인의 집 구하기가 어려워지는 가운데 법적 분쟁이 늘어나는 모습이다. 제도 취지에서 어긋나 선의의 피해자를 낳고 있다. 임대차 3법이 급하게 도입되다 보니 시장에서 발생할 변수에 대한 논의가 충분치 못했다는 비판이 거세다. 현재의 불안한 흐름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가늠하기 힘들다. 전월세신고제에 대한 우려도 커졌다. 안정적 정착에 이르기까지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