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동 붕괴 참사 비위사실 낱낱이 밝혀지길…

2021년 06월 27일(일) 18:57

광주 학동 재개발 붕괴사고에 대한 경찰 수사가 본격화되면서 이번 사고는 안전불감증이 팽배한 이미 예견된 인재(人災)였음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본보에 따르면 학동 붕괴사고 현장에 대한 수사를 진행중인 광주경찰청 수사본부는 지난 24일 이면계약을 맺고 철거 공사에 참여, 부실 철거를 지시한 혐의로 다원이앤씨 관계자 1명을 추가 입건했다고 한다.

학동 4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 일반건축물 철거 공사의 경우 현대산업개발로부터 한솔이 계약을 맺었으나, 다원이앤씨가 한솔 측과 이면계약을 맺어 관여한 사실이 경찰 조사에서 확인됐기 때문이다.

이에 경찰은 다원이앤씨 측이 실질적으로 현장을 관리·감독하며 임의 방식으로 건물의 해체방식을 결정, 규정을 어긴 철거공사를 하게 해 사고의 책임이 있는 것으로 보고 해당 관계자를 입건했다.

이 과정에서 이곳 재개발 사업지의 인허가권을 행사한 지방자치단체가 필수 서류인 안전점검표가 빠진 건축물 해체계획서를 승인한 의혹이 제기되면서 눈총을 사고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정의당 심상정 의원 등에 따르면 광주 동구청이 허가를 내준 학동 4구역 재개발 사업지의 건축물 해체계획서에는 안전점검표가 누락됐다는 것.

심 의원은 국토부 관련 고시는 건축물 해체계획서 허가를 신청할 때 구조안전계획에 안전점검표를 첨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는 점 등을 근거로 제시했다.

이에 동구는 “감리자가 제출하지 않았다. 해체 공사가 끝난 뒤 제출하는 감리완료보고서의 첨부서류에 해당하는 줄 알았다”고 해명했지만, 심 의원은 “허가청은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하게 반박했다.

진실을 둘러싼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고 있지만, 엉터리 해체 계획서를 허가하고 관리·감독에 소홀한 전력이 있는 동구측의 해명을 현재로썬 받아들이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처럼 각종 의혹이 제기된 마당에 향후 경찰수사에서 얼마나 더 많은 불법행위가 밝혀질지는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이번 학동 붕괴사고로 인해 9명의 무고한 시민들의 목숨을 앗아간 만큼, 광주경찰청 수사본부의 한점 의혹이 없는 수사결과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