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그리고 복지국가 / 이세연
2021년 07월 15일(목) 19:26
이세연 양지종합사회복지관 선임사회복지사
2019년 갑자기 등장한 코로나19는 1년 반이 흘렀지만, 확산과 안정을 반복하면서 아직도 우리를 괴롭히고 있다. 3차 유행이 지나간 후 조금 잠잠해지는가 싶더니, 델타 바이러스라는 새로운 이름과 함께 하루 확진자 1천600명이라는 믿기 힘든 상황을 발생시키기도 했다. 4차 대유행이 시작된 후 코로나19 확진자는 역대 최고 수치를 연일 갱신하고 있다. 수도권은 거리 두기 4단계라는 초유의 조치가 행해졌다. 지방 또한 거리 두기 2단계가 시행되며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사람들은 또 다시 길어질 것 같은 사태에 한숨을 지으며 불안한 표정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햇수로 벌써 2년째다. 코로나19의 장기화는 다양한 사회 문제를 만들어내고 있다. 빈부격차에 더해진 교육격차는 사람들의 미래까지 빼앗았다. 반복되는 거리 두기와 제한으로 발생하는 극심한 피로감은 분노, 좌절, 두려움 등 부정적인 감정을 만들어냈다. 국민의 우울 평균점수는 2018년에 비해 2배 이상 높아졌다. 우울 위험군 비율 또한 코로나19 이전보다 6배나 증가했다. 마음의 여유가 없어진 사람들은 서로에게 날카로운 말을 쏟아내고 있으며, 갈등과 분열이라는 사회적 문제까지 발생시키고 있다. 개인 그리고 사회 모두 코로나19라는 거대한 파도에 이리저리 휩쓸리며 흔들린다. 이런 상황을 해결할 방법으로 주목을 받는 것이 바로 ‘복지국가’다.

영국의 유명 시사 주간지인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초 특집 기사를 통해 코로나19 현상이 복지국가의 전환과 확대를 촉진하고 있다고 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기존 사회안전망의 사각지대와 복지정책의 한계에 관한 문제가 드러났으며, 복지 대상자뿐 아니라 국민도 코로나19의 위협에서 국가가 자신의 삶과 안전을 보장하길 요구하게 되었다. 이렇듯 코로나19 이후 새롭게 발생하는 사회 문제를 해결하거나 대비하기 위한 ‘복지국가’로서의 정부 역할이 더욱 주목받게 된 것이다.

이러한 흐름에 대답하듯, 내년을 준비하는 대선 주자들의 공약에도 ‘복지’는 중요한 요소가 되었다. 지난 6월 진행된 복지국가 실천연대의 대선위원회 발족식에 주요 3당의 원내대표와 여야 대선 주자들이 참여하며 큰 관심을 보였다. 이외에도 기본소득, 복지 지원금, 주거 복지 등 다양한 복지 관련 정책들이 토론의 주제로 등장하고 있다. 대선 주자들은 정책간담회 등을 통해 본인들만의 한국형 복지정책 방향과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코로나19라는 거대한 재난을 맞이하면서 한국형 복지국가에 관한 관심과 중요도가 높아진 것이다.

아직 한국은 복지국가 ‘초기단계’다. IMF 이후, 한국의 복지제도는 양적·질적 측면에서 엄청나게 성장했지만, 부족한 점이 많다. 사회정책 관련 지출은 OECD 가입국 중 평균 미달이고, 경제성장 우선주의와 최소주의 사회정책은 복지 성장을 가로막고 있다. 물론 복지국가가 된다는 것은 복지 재정을 늘리고, 제도를 바꾸는 것만으로 완성되는 작업이 아니다. 정책의 변화와 함께 우리의 생각과 철학의 변화가 병행되어야 한다. 복지를 단순한 수혜적 서비스로 보지 않고, 사회의 필수 구성 요소이자 핵심 동력으로 인식해야 한다. 이렇듯 정부와 사회 그리고 개인의 변화가 이루어진다면, 우리가 원하는 복지국가 그리고 우리가 행복한 복지사회가 만들어지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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