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구·광주 연계협력과 달빛내륙철도 / 김일태 |
| 2021년 07월 20일(화) 19: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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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계 협력은 인적 자원, 물자, 돈의 흐름이 협력의 틀에서 지역 간에 자유롭게 순환함으로써 지역의 자원과 산업의 잠재력을 활용해 일자리가 늘어나고 세수입도 증가해야 한다. 지역 간 연계는 관광과 문화, 레저, 그리고 물류와 유통의 흐름을 연결시켜주는 초광역 연계 인프라 철도망 구축으로 시작되고 동서 내륙 광역경제권 형성의 기틀이 된다.
최근 연계협력권 발전종합계획(안)의 근간이라 할 수 있는 광주와 대구의 198.8km 거리를 1시간대로 연결하는 달빛내륙철도사업이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신규 사업으로 반영됐다. 이번 달빛내륙철도에 대해 이용섭 광주시장은 “달빛동맹 역사상 가장 큰 산맥을 넘었다”라고 감회를 피력했고 “1천700만명 시장을 가진 동서광역경제권을 형성해 수도권 블랙홀로부터 지역을 지켜내고 국가균형발전을 이루는 견인차 구실을 할 것”이라는 역사적 프로젝트의 의미를 부여했다. 이제 광주와 대구 ‘2기의 달빛동맹’의 시대가 열린 것이다.
광주(1986년 직할시 승격)와 대구(1981년 직할시 승격)는 일본 침략에 저항하고 민주주의를 지켜낸 서로의 공통점을 지니면서도 오랜 세월 정치적 이해관계로 대립했던 만큼이나 동서 내륙의 먼 거리에 있어왔다. 아마도 역사적으로 삼국시대 백제와의 접경지대이며 신라 서부의 군사 요충지 대야성(합천)을 두고 백제와 신라가 치열하게 다투었던 642년 대야성 전투이래로 거의 왕래가 드문 지역이 돼버린 것이다. 해방 이후에도 수도권 중심의 남북의 왕래가 최우선이었고 동서의 연결은 국토종합계획에 전혀 반영되지 못했고 경제력 격차도 심화됐다. 그만큼 물리적으로도 멀어져 있었다. 다행히 1984년 2차선 ‘88 올림픽 고속도로’ 개통으로 5시간에서 2시간 30분대로 단축되어 왕래가 쉬워졌으며, 2015년 4차선으로 확장된 ‘광대고속도로’로 1시간40분대로 두 지역이 가깝다는 것을 실감하게 됐다. 이제 철도가 연결되면 광주와 대구를 잇는 지역은 하나의 초광역 생활권이 되는 것이다.
과거 내륙철도의 효시라고 볼 수 있는 광주와 담양 간에 열차가 다니고 있었다. 비록 일제 강점기에 물자 수탈을 원활하기 위해 1922년 20.9km 철도를 개통해 남원의 전라선과 연결을 염두에 두었지만 광주권과 여객과 화물 수송은 빈번했다. 태평양전쟁 시기 1944년에 군수물자 부족을 이유로 철길이 완전히 철거되는 비운을 맛보았고 1965년 광주선(전남 광주와 전북 금지 간) 철도를 복원해 1967년 개통할 계획이었지만 고속도로 건설이라는 우선순위에 밀려 중단되는 불운의 역사를 지니고 있다.
문득 필자는 달빛내륙철도사업의 반영을 보면서 1960년대 말 유년 시절 선친을 뵈려 신라의 고도 경주를 방문했던 옛 기억이 아련하게 되살아났다. 당시 신역으로 지칭된 지금의 광주역에서 아침 새벽 열차로 경전선을 타고 부산을 거쳐서 다시 동해남부선으로 갈아타고 한 밤중에 경주역에 도착하는 온 종일을 기차에서 보낸 고달픈 여정이었다. 당시 영·호남의 지역주민들이 양 지역을 왕래한다는 자체가 상상하기조차도 힘든 일이었다. 지금 광주역은 KTX 정차역의 기능을 상실한 텅 빈 역사이지만 머지않아 동서를 관통하는 열차가 달리는 곳이 될 것이다. 이제 철도가 개통되면 일본 큐슈지역을 동서로 횡단하는 디자인과 스토리를 지닌 JR(일본 철도) 열차 유후인 노모리, 아소보이의 명칭처럼 달빛내륙철도의 가치를 내재한 상징의 로고와 고유한 네이밍의 열차가 달리기를 기대한다. 이제 2기의 동맹은 1기 달빛동맹에서 광주와 대구 중심의 관주도 교류와 우호행사, 그리고 공동협력과제의 범위를 벗어나야 한다. 대구·광주 연계협력권 계획(안)의 성공은 광주와 대구를 이어주는 내륙철도가 통과하는 역을 중심으로 지역의 차별성과 특성을 고려한 연계 및 협력 사업의 발굴이 중요하다. 또한 연계협력권 발전계획의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자율성, 지속성, 재원을 지닌 특별자치단체의 지위를 부여하는 유형의 기구 설립이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