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뉴딜 광주, 녹색전환 교통도시 선도](2)제주도 전기차 셰어링의 교훈 탄소없는 섬 제주, 2030년까지 모든 차량 전기차 전환 5월말 기준 전기 렌터카 4천100여대 1년새 1천대↑ 환경·에너지·경제부문 효과적…에너지 자립 구현도 충전 인프라 확충·연관산업 등 중장기 발전전략 필요 제주=최명진 기자

2021년 07월 21일(수) 21:39

제주 지역의 한 전기차 충전소에서 다양한 종류의 전기 렌터카가 충전되고 있다.

청정에너지 기반의 친환경 섬 제주특별자치도는 제주형 뉴딜 정책 추진을 통해 저탄소·친환경 사회를 이루기 위한 지속가능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제주형 뉴딜의 핵심은 ‘그린뉴딜’이다. 도는 지난 2012년부터 추진해온 탄소제로섬(Carbon Free Isladn 2030) 정책의 경험을 바탕으로 기후위기에 대응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도민 온실가스 저감 실천 동참

탄소없는 섬 제주 2030 계획의 핵심목표 중 하나인 전기차 보급 확대는 도민이 온실가스 저감에 동참하는 실천방안이다.

도는 2030년까지 도내 모든 차량을 전기차로 전환하고, 도내 전력사용량의 100%를 신재생에너지로 공급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제주 지역 전기차 점유율은 국내 시장 비중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만큼 전국 최고 수준이다.

도의 전기차 현황을 직접 체험하기 위해 제주도에서 소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하루 동안 대여했다.

제주 지역이 전기차 메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사실은 시내에 들어서니 확연히 드러났다.

하늘색 번호판을 단 차량들이 곳곳에서 발견됐다. 또 소형 SUV 택시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지역적 특성상 오르내리는 산길이 많고 구불구불한 길이 많은 제주도였지만, 차량은 힘차게 주행했다. 엔진 소음이 없어 차내에서도 바깥 풍경을 마음껏 즐길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었다.

장거리 운전 시 배터리 방전에 대한 걱정도 컸지만, 도착하는 관광명소마다 충전소가 잘 갖춰져 있었다.

당일 하루 대여엔 충전 없이 주행이 가능했다. 가는 곳마다 만나는 전기차 충전기를 보며 긴 일정에도 무리가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전기차 보급 촉진 및 이용 활성화를 위한 시행계획을 2년마다 수립한다.

도의 제3차 중장기(2020-2030) 종합계획에 따르면 탄소없는 섬 제주 2030 계획에서 제시된 전기차 부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기존 계획과 연속성을 유지하면서 구체적인 실천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제주 전기차 정책은 크게 환경, 에너지, 경제산업 측면에서 필요성을 지닌다.

환경 측면에서 전기차는 글로벌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제주 지역 교통·수송 부문의 온실가스와 미세먼지 발생량을 저감시킬 수 있는 효과적인 수단이다.

또한 휘발유·경유·LPG차량에 비해 온실가스와 미세먼지 배출이 현저히 낮다.

제주 지역의 전기차 이용자들 또한 전기차가 제주 환경을 지키는 데 큰 도움을 준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2019년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연구원이 조사한 제주 지역 전기차의 환경 측면 기여 여부에 따르면 응답자의 92.6%가 기여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아울러 전기차는 신재생에너지 정책과 연계해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나아가 에너지 자립을 구현하기도 한다.

산업구조 개선과 지역경제의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도 필수적이다.

제주의 청정환경 이미지를 강화하고 이를 통해 1차 산업과 관광 산업에 긍정적 파생효과를 낳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관광객·도민 모두 만족…제주의 전기차 전략

제주도는 지리적 특성상 주행거리 부담이 적은 일일 생활권을 갖추고 있다. 충전 인프라 또한 잘 갖춰져 있어 전기차 운영에 적합하다.

특히, 관광지라는 특성을 가진 제주도는 전기차 공유 서비스가 활성화돼 있다.

제주도에 따르면 올해 5월 말 기준 전기 렌터카는 4천175대로 집계된다. 지난해 3천300여대로 추산된 것에 비해 1천대 가량 늘었다.

도내 전기차 충전소 또한 전기차 이용자 편의와 보급 확대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도에서 운영하고 있는 전기차 충전소는 290여개소로 총 523기며, 개인 사업자 소유의 민간 충전기 등을 포함하면 총 4천300여기에 달한다.

제주도는 전기차 이용이 편리한 환경 조성을 위해 도민뿐 아니라 전기 렌터카를 이용하는 관광객들까지 대상에 포함시켰다.

제주 지역 전체를 전기차 이용이 편리한 환경으로 조성하는 것이 도의 목표다.

실제로 도민과 제주 방문객은 전기차 이용에 우호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도와 제주연구원이 발표한 ‘2018년 전기차 이용자 설문조사’에 따르면, 제주도민 86.3%, 방문객 80.4%가 전기차 이용에 만족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기 렌터카 등록대수와 충전기 운영 규모도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제주도는 전기차 이용 만족과 긍정적인 경험 등은 전기차 구매로 이어지므로 전기차 이용 만족도를 지속적으로 유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전기차 연관산업 육성을 기반으로 지역 내 양질의 일자리 창출 및 경제 활성화 또한 적극적으로 도모해가고 있다.

제주도는 이를 위해 실행력 높은 정책 과제를 발굴하거나 정책 시행에 요구되는 구체적 법 제도·조직·예산 등을 제시했다.


◇제주 전기차 사업의 성과…광주시에 접목할 점은

현재 정부는 내연기관 차량과의 가격 차이를 감안, 소비자의 구매력이 유지될 수 있는 범위에서 2022년까지 전기차 구매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제주도는 2023년 이후 보조금 제도 종료 시점을 기점으로 전기차 연관산업 관련 신규 및 고도화 사업을 추진 중이다.

현재 도의 전기차 관련 전체 사업비는 957억1천500만원 규모이며, 국비 313억2700만원을 유치했다.

다양한 사업이 추진됨에 따라 도내 사업체 수와 고용자 수 역시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제주 지역은 2019년 12월6일 전기차충전서비스 규제자유특구로 지정되면서 4개 사업을 중점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충전시간 단축을 위한 충전인프라 고도화 ▲점유 공간 최소화를 위한 이동형 충전 서비스 ▲활용성 증대를 위한 충전인프라 공유 플랫폼 ▲충전 데이터 기반의 전기차특화 진단 서비스 등이다.

충전 인프라의 중요성을 강조한 사업으로 전기차 연관 산업의 다양한 사례 창출, 도내 전기차 관련 기업의 중장기적인 증가 및 산업 생태계 조성이 기대된다.

이같은 성과와 성장 잠재력에도 불구하고 한계는 여전히 존재한다.

전기차에 대한 지역민과 관광객의 옹호적 반응에 더해 사업을 더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전문 인력 충원과 충전소 보급 등이 선행돼야 한다.

광주 지역 역시 제주도처럼 전기차 카셰어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차량 대수가 현저히 적어 전기차를 ‘도입’했다고 보기엔 한계가 따른다.

친환경과 공유경제가 시대 키워드로 떠오르는 가운데 충전 인프라, 전력 관련 전문기관 등 필수적인 요소가 충족돼야만 전기차 사업 규모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수 있다.

제주도 관계자는 “우리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온실가스 감축은 수송, 그 중에서도 자동차 분야에서 이뤄져야 한다”며 “제주도의 경우 2013년부터 본격적으로 전기차 보급을 시작했고, 이는 타 시·도에 비해 훨씬 일찍부터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동안 많은 시행착오를 거쳤고,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들도 많다”며 “2030년까지 도내 자동차를 전부 친환경 차로 전환하자는 목표를 바탕으로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 발전을 확대하는 등 친환경 정책을 선도적으로 추진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제주=최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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