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자치구 야간 경관개선사업 기대보단 우려

2021년 07월 27일(화) 19:39

광주 자치구들이 앞다퉈 야간 경관개선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주변 상권 활성화, 놀이문화의 장 제공, 밤거리 보행 안전 등을 위해서라고 하지만 실제로 효과가 있을지 논란이 커지고 있다. 2022년 6월 지방선거를 염두에 둔 단체장의 치적 쌓기용이나 전시성은 아닌지 의문스럽다.

북구는 문화체육관광부와 광주시의 지원으로 비엔날레전시관 외벽에 미디어파사드를 설치했다. 제13회 광주비엔날레 당시인 지난 4-5월 선보였으며, 오는 9-10월 제9회 광주디자인비엔날레 기간에도 활용된다. 북구는 당초 계획을 확대해 7월 들어 매주 토요일 저녁에도 가동하고 있고 8월에도 계속해서 운영하기로 했다.

동구는 내년 3월까지 5·18민주광장에 미디어파사드와 유사한 ‘빛의 분수’, ‘빛의 타워’를, 서구는 전평호수 야간 경관개선사업으로 매월동 인근에 광(光) 아트, 조형물 등을 각각 조성한다. 아울러 남구는 청사 외벽을 이용한 문화광장 미디어파사드를, 광산구는 산단 프레 비엔날레 개최에 맞춰 소촌아트팩토리 일원에 구축할 예정이다.

정부 지원을 받아 관광객을 불러모으는 명소를 만들겠다는 사업에 대해 시민들은 어리둥절해하고 있다. 투입되는 예산에 비해 기대 효과가 적은데다 연계된 콘텐츠 개발도 부실하지 않느냐고 비판한다. 특히 코로나19가 무서운 기세로 확산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고 있는 상황과 모순된 행태라고 꼬집는다.

미디어파사드의 경우 고작 1회 1시간 가량 운영에 비용은 수억원에 달한다고 한다. 자치구는 버스킹이나 체험 부스 등 문화프로그램도 마련할 방침이나 코로나 영향으로 구색 맞추기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결과적으로 현실과 동떨어진 인식으론 지역경제 활성화의 명분을 합리화할 수 없다. 또 실현 역시 불가능에 가깝다. 자칫 큰 돈을 들여 설치한 시설이 장래에 애물단지로 전락한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들 몫이 된다.

눈으로 보기에 화려한 겉치장에 현혹되선 안된다. 빚잔치를 경계해야 한다. 다시 한 번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실질적인 문화향유 공간을 만들기 위한 책임행정을 펼쳐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