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펄 끓고 있는 지구를 잠글 밸브 없다 여동구 한국장학재단 멘토

2021년 08월 04일(수) 19:03

지구가 온실 가스로 펄펄 끓고 있다. 잠글 밸브가 없다. 지구가 끓고, 타고 있다. 지구의 솥이 타 들어 가고 있다. 문제는 불을 꺼야 하는데 잠글 밸브가 없는 실정이다. 궁여지책으로 우리는 알프스의 빙하를 방수포로 덮기 시작했다. 빙하를 붙들기 위한 사투다. 킬리만자로의 빙하는 거의 소멸 되됐다. 히말라야는 6천미터까지 녹았다. 지구의 에어컨이 망가지고 있는 셈이다.

초강력 열돔이 덮쳤다. 이탈리아 북부, 알프스의 빙하, 한여름 밤에도 눈과 얼음으로 뒤덮힌 만년설의 장관을 더 이상 볼 수 없을 정도로 만년설과 빙하가 빠르게 녹고 있다. 이것을 막기 위해 드넓은 설원을 한 줄 한 줄 방수포로 덮는 작업을 시작했다. 방수포 하나의 폭은 5미터, 길이는 70미터나 된다. 방수포로 덮는 설원의 면적은 12만제곱미터 축구장 17개와 비슷하다. 이곳만 이런 작업을 하는 것이 아니다. 스위스와 독일 등 알프스를 끼고 있는 다른 국가들도 여름마다 방수포를 덮고 있다. 새하얀 방수포는 햇빛을 반사한다. 방수포를 설치하면 방수포를 설치하지 않았을 때보다 여름 동안 눈이 녹는 것을 약 10%정도 줄일 수 있다고 한다. 방수포까지 동원해 빙하를 지키려는 것은 빙하가 녹는 속도가 갈수록 빨라지기 때문이다.

북극과 남극의 빙하 뿐만 아니라 산간 고지대의 빙하들도 기록적인 속도로 녹고 있다. 2021년 4월 유럽과 캐나다 등 국제 공동 연구진의 분석 결과를 보면 2천년대초(2000년-2005년)에는 전세계 빙하가 사라지는 속도가 매년 2천270억톤이었는데 최근에는(2015년-2019년)에는 2천980십억톤으로 급증했다. 15년만에 사라지는 빙하가 30%나 급증했다. 지난 20년간 지구에서 사라지는 빙하는 5조3천400억톤이나 된다고 한다.

이 빙하를 한반도에 쌓는다면 남북한을 합친 면적(22만㎢)에다 아파트 24미터 높이로 10층 정도 완전히 뒤덮을 수 있는 엄청난 양이다. 빙하가 녹은 물은 바다로 흘러가 바닷물의 수위를 높이고 대기로 녹아 들어 폭우와 태풍 가뭄 등의 강도를 높여 해마다 엄청난 재앙을 가져온다. 빙하가 사라지면 온실 효과도 커진다. 흰 눈은 햇빛을 반사하지만 땅은 햇빛을 흡수한다. 눈 또는 얼음이 없어지면 햇빛이 더 많이 지구에 흡수되어 지구의 온도를 상승시키는 요인이 된다. 그렇기 때문에 빙하는 지구의 온도를 식혀주는 에어컨 역할을 한다.

극지연구소 허순도 박사에 의하면 “기온이 상승해 지구의 에어컨이 망가지고 빙하가 사라지면 땅은 폭염에 에너지를 불어 넣어 초강력 열돔을 강화하는 악순환의 고리가 생긴다”고 한다. 게다가 빙하가 많은 곳에서 지역 주민들에게는 물을 공급하는 소중한 식수원이 되지만 빙하가 완전히 사라지면 물 마저 사라져서 생존을 할 수 없다.

아프리카의 지붕 킬리만자로산은 스와힐리어로 빛나는 산, 하얀 산이다. 사바나 초원을 배경으로 우뚝 솟은 해발 5천895미터의 흰 산은 저절로 경외감이 들 정도로 만년설이다. 그런데 이 산의 얼음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고 한다. 킬리만자로의 눈과 얼음은 건조한 동아프리카 지역의 소중한 젖줄이다. 히말라야와 티벳, 남미 안데스 고원도 그렇다. 강수량이 적은 이곳에서 빙하가 사라지는 것은 주민들의 삶이 달라지는 문제이다. 지금 현재는 눈이 많이 녹아서 물의 수량이 풍부할지 모르지만 빙하가 다 녹아버리면 이용할 수 있는 물이 없기 때문에 심각한 물 부족 현상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중국의 황하와 양자강, 동남아의 메콩강, 인도의 갠지스강, 인더스강의 공통점은 티벳트 고원이 발원지이다. 티벳트의 빙하가 사라지면 아시아 대룩의 젖줄들도 어떻게든 충격을 받을 것이다. 방수포를 덮는다고 해서 빙하가 녹는 것을 막을 수 있을까? 물론 일시적으로 막을 수는 있겠지만 지구 온난화까지는 막지를 못할 것이다. 전문가들은 사라지는 빙하를 지키는 유일한 방법은 온실 가스 배출을 줄여 지구 온난화를 막아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그 방법조차도 쓸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우리는 기후 위기에 대비하기 위해서 코로나19 시대에 1회용 사용을 자제가 아닌 아예 하지 않아야 한다. 이제는 소비를 줄여야 하고 자연을 보존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