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삐풀린 물가 관리 선제적이고 또 세밀하게

2021년 08월 04일(수) 19:03

물가가 치솟고 있다. 한국은행의 관리범위 2%를 넘어서 고공행진하는 중으로 심상치 않다. 올 들어 0.6-1.5%에서 움직이던 소비자물가의 오름세가 가팔라지고 있다. 휘발유 등 유류가격도 불안을 키우는 요인이다. 서민들은 장보기가 무섭다며 피부적으로 실감하고 있다.

호남지방통계청이 발표한 7월 동향에 따르면 광주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3.0%, 전남은 3.2% 올랐다. 전국 평균 2.6%를 훌쩍 초과한 것으로 3%대 진입은 지난 2012년 1월(광주 3.3%·전남 3.4%) 이후 9년6개월 만에 처음이다. 광주는 농축수산물이 12.1%나 급등한 상황에서 달걀(63.9%), 국산 쇠고기(14.7%), 전남은 돼지고기(10.6%), 고춧가루(47.6%) 등이 두드러졌다. 공업제품에서도 휘발유와 경유가 20%, 23%대로 대폭 올랐다.

체감 정도를 반영하는 생활물가는 광주 4.1%·전남 4.3%에 이른다. 지난 2011년 12월(광주 4.8%·전남 4.6%) 이후 9년5개월 만에 최대치다. 이 지수는 전체 460개 품목 중 소비자 구입 빈도가 높고 지출 비중이 큰 141개 항목으로 구성되는데 식품이 상승을 주도했다. 폭염과 집중호우 등 이상 기후에 사과를 비롯한 과일류와 채소류도 하루가 다르게 폭등한데다 원자재 값을 이유로 대표 간식인 라면이 인상 대열에 합류했고, 우유를 시작으로 이를 원재료로 하는 빵과 치즈, 커피, 아이스크림 등 식품이 들썩이고 있다. 물론 천정부지 부동산 시장도 여전하다.

민생과 직결된 물가가 전방위적으로 오르고 있다. 이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도 커지는 모습이다. 전국 평균보다 물가가 더 높은 편이어서 광주·전남의 사정은 심각하다. 가뜩이나 코로나까지 확산되는 지금 서민들의 고통이 더해질 수 밖에 없다. 정부는 하반기에 점차 안정될 것이라 기대하고 있지만 예측을 어렵게 하는 변수들이 적지 않다. 당장에 다음달 민족의 대명절인 추석이 다가오는 만큼 농수축산물의 수급에도 걱정이 앞선다. 국민들의 삶을 옥죄는 급격한 물가 상승은 안된다. 당국의 선제적이고 또 세밀한 관리가 요구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