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가게 앞 주차하지 마”…도로 위 불법 적치물 ‘극성’

주·정차가능 구역에 폐타이어·라바콘 등 설치 무단 점용
지자체 단속 대비 과태료 부과 거의 없어…시민불편 가중

조태훈 기자
2021년 08월 05일(목) 20:10
광주의 한 상가 도로에 주차를 막기 위한 불법 적치물들이 놓여있다.
광주 도심 주택가와 상가 곳곳에서 주차를 막기 위한 각종 불법 적치물이 기승을 부리면서 시민 불편은 물론 주민과 상인간 갈등을 초래하고 있다.

가게 업주나 집주인 등이 주차가 가능한 구역에 폐타이어나 드럼통, 화분 등을 설치하는 등 이면도로를 사유화하는 얌체 행위가 극성을 부리고 있지만 행정당국은 형식적인 계도 조치에만 그치고 있어 보다 강력한 단속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5일 오전 광주 북구의 한 상가 밀집지역.

이 곳 도로 갓길은 흰색 실선으로 주차가 가능한 구역이지만 상가에서 주정차를 막는다며 세워둔 라바콘, 주차금지 안내판, 음식물 쓰레기통 등이 줄을 잇고 있었다.

심지어 아직 가게 문을 열지 않았는데도 노상 적치물이 도로를 점령하고 있는 탓에 운전자들은 골목 주변을 하염없이 돌며 주차 공간을 찾고 있었다.

한 운전자는 노상에 세워져 있는 적치물을 한쪽에 치우고 주차를 하는 모습도 목격됐다.

시민 정모(42)씨는 “흰색 실선은 주차가능 구역으로 알고 있는데 왜 주차를 못 하도록 막고 있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건물 출입구나 영업에 방해되는 곳이면 모르겠지만 전혀 방해되지 않는 곳마저 주차를 막는 것은 자기만의 전용공간을 만들기 위한 게 아니냐”고 불만을 드러냈다.

서구의 한 주택 밀집지역 역시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았다.

이 곳 이면도로에는 주차금지 안내판과 라바콘, 화분 등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고, 한 주택 앞에서는 자신이 적치해 놓은 폐타이어를 치우고 자신의 차량을 주차하는 모습도 보였다.

남구지역도 사정은 마찬가지로, 상가 주변 주차가능 구역에 펜스와 테라스를 설치해 놓는 등 사실상 사유공간으로 이용되고 있었다.

시민 김모(39)씨는 “개인 소유의 땅이 아닌데도 화분, 타이어 등을 무단으로 쌓아두는 모습을 많이 봤다”며 “엄연히 불법인데 구청은 왜 단속을 하지 않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도로는 공공재로 분류돼 주차금지 구역 등을 제외하고는 시민 누구나 공공 도로에 주차할 수 있다.

도로 위 불법 적치물은 시민들의 보행권을 침해하고, 주민간 갈등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원활한 차량소통을 저해하면서 도로 기능까지 상실하게 하는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다.

특히 도로법에 따라 도로점용 허가나 정당한 사유 없이 도로에 장애물을 놓는 행위는 처벌을 받게 돼 있으나 행정당국의 단속은 미흡한 실정이다. 단속이 이뤄져도 과태료 부과가 아닌 대부분 계도 수준에 그치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실제 지난해 불법 적치물 관련 단속 건수를 살펴보면 동구 1천116건, 서구 590건, 남구 5천432건, 북구 2천956건이다.

그러나 이 가운데 과태료가 부과된 경우는 동구 2건, 서구 13건, 남구 2건, 북구 29건에 그쳤다. 이처럼 단속에 걸려도 과태료가 부과되지 않다보니 불법 적치물 근절은 요원한 상황이다. 보다 강력한 단속이 필요한 이유다.

이에 대해 광주 한 자치구 관계자는 “원칙적으로 관내 전체를 전수조사해야 맞지만 적치물 관련 민원 접수가 너무 많다보니 인력의 한계로 힘든 점이 있다”며 “민원이 들어오면 현장점검을 한 후 계도 조치를 한다.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는 권한은 있지만 생계형과 밀착돼 있다 보니 본인 스스로 정비하는 방법으로 유도한다”고 말했다./조태훈 기자
조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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