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심성 논란 부른 북구 경로당 안마의자 지원

2021년 08월 17일(화) 19:54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로 부쩍 이용이 줄어든 경로당에 수백만원에 달하는 안마의자가 지원돼 뒷말을 낳고 있다. 광주 북구의 사례로 최근 4년 간 모두 128대에 달하며 2018년 21대를 시작으로 2019년 38대, 2020년 40대, 올해 29대로 나타났다. 동별로는 양산동 30대, 건국동 26대, 신용동 12대, 문흥2동·운암1동 9대, 운암3동·문흥1동 6대, 동림동·운암2동 4대 등으로 일부에 편중돼 논란도 커지고 있다.

북구의회가 ‘주민숙원사업비’ 명목으로 수천만원을 집행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는데 선심성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른바 주민숙원사업비는 의원·재량·포괄사업비로 불리며 지방자치단체 회계에 따로 남지 않고 실·국 일반사업비 안에 일정 금액이 포함된 예산으로 의원 1명당 연간 6천만원씩 배정되고 있다. 의원들이 혈세를 자의적으로 사용한다는 것도 납득하기 어려운 가운데 특정 선거구에 안마의자가 집중돼 의혹을 부풀리고 있다. 실제로 양산동·건국동·신용동은 한 선거구로 올해 북구 관내 29대 중 70% 가까운 20대나 지급됐다.

북구는 경로당 지원 조례에 따라 시설 정비, 환경 개선 등 해당 지역에서 원하는 경우 보조금 형태로 금액을 맞춰 지원하고 있다면서 경로당 사이에서 커뮤니티가 형성돼 비슷한 시기에 구매함으로써 일부 편중된 것으로 보인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주민 사이에서 형평성 및 적절성 시비가 제기되는 상황으로 일각에서는 특혜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가뜩이나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선심쓰기’로 비춰질 가능성도 적지 않다.

이번 안마의자 문제가 지역발전과 아무런 관련없는 정책으로 표를 얻기 위한 다분히 의도적인 행위라면 중대한 사건이라 할 수 있다. 선거 때면 돈 퍼주기가 되풀이되는 구태, 민심을 돈으로 구걸하는 폐악이 사라져야 하는 이유에서다. 물론 이와 무관하기를 바란다. 북구와 북구의회가 처신에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다. 불필요한 구설에 휘말린다면 결국에 피해는 주민들에게 돌아가게 된다. 안마의자를 둘러싼 일련의 사태, 무척이나 안타깝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