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의과대학 설립 논의 당장 재개해야

2021년 08월 18일(수) 19:36

전남지역에 조속히 국립 의과대학을 설립해야 한다는 지역민의 여망과는 달리 논의 자체가 1년 넘게 이뤄지지 않고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의과대학이 없는 전남의 의대 설립 필요성은 정부 뿐만 아니라 누구나 공감하고 있는 사안이지만 진행 상황은 한걸음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30년 숙원이었던 전남지역 의대 설립은 지난해 7월 지역민들에게 장밋빛 희망으로 다가왔다. 정부와 여당이 그해 7월23일 의과대학이 없는 곳에 의과대학 설립을 검토·추진하겠다고 발표한 것이다. 이에 따라 전국 17개 시·도 중 유일하게 의과대학이 없는 전남지역 유치가 사실상 확정될 것이란 기대감이 커졌다.

하지만, 곧바로 장애물이 나타났다. 의료계가 의대 정원 확대에 반대하며 집단휴진에 돌입했다. 더욱이 당시는 코로나19라는 미증유의 사태에 직면해 있던 터라 정부당국은 의료계에 대해 강력하게 대응할 수 없었다. 결국 정부는 입장 바꿔 의정협의체에서 추후 의대 설립 관련 논의를 진행키로 했다.

문제는 의정협의체 마저 지지부진하다는 사실이다. 정부는 코로나19가 다소 안정화되던 올해 2월 의정협의체 7차 회의에서 의대 정원 확대에 대한 논의 재개를 제안했지만 의사협회의 반대에 부딪혀 무산된 것이다. 이후 의정협의체는 지금까지 열리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앞으로도 과정이 순탄하지만은 않다는 점이다. 코로나19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내년 대선 정국과 맞물릴 경우 전남 의대 설립 문제가 자칫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표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치와 선거는 모든 현안을 뒤엉키게 하는 블랙홀로 작용하는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손을 놓고 바라만 보고 있을 수는 없다. 먼저 행정당국은 국립 의과대학 유치를 위한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 정부와 국회, 의료계를 설득하는 작업도 지속적으로 전개해야 한다.

다행히 전남도가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점은 위안이 된다. 용역도 진행하고 도민토론회도 개최했다. 정부와 정치권의 지원 약속을 위한 노력도 열심이다.

올해 안으로 의정협의체에서 논의가 재개될 수 있도록 정부 당국의 전향적인 자세가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