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등산 개발사업 추진 결단 필요하다

2021년 08월 18일(수) 19:36

어등산 관광단지개발사업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대표적인 사업중 하나로 꼽힌다.

군부대 포 사격장으로 황폐화한 어등산 일대 41만7천500㎡에 휴양시설, 호텔, 상가 등을 갖춘 유원지를 조성하는 것이 골자다. 그러나 2005년 계획 수립 이후 여러 차례 협약과 추진발표가 이어졌지만 골프장만 들어섰을 뿐 진척이 없다. 16년째 표류하고 있는 셈이다.

공모 과정에서 드러난 광주시 행정의 경직성과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된 기업의 재정난이 겹치면서 사업추진이 난항을 겪고 있다.

지금은 서진건설로 인해 발목이 잡힌 상태다.

광주시는 2019년 8월 서진건설을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한 후 협상과정에서 견해차를 좁히지 못해 우선협상 대상자 지위를 취소했다. 이후 서진이 소송을 제기해 법원이 지난해 12월 서진측 손을 들어주면서 협상은 어렵사리 재개됐지만 이미 신뢰를 잃어 사실상 의미없는 협상이 됐다.

광주시와 서진건설은 안정적인 사업 추진을 담보하는 ‘협약이행 보증금’ 규모를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광주시는 총사업비 4천800여억원의 10%를, 서진건설은 기반사업비 200여억원의 10%를 각각 주장하고 있다.

지난 2년간 소송과 협상이 이뤄졌지만 시간만 낭비했다. 급기야 광주시는 서진건설의 결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용섭 시장은 “현재 광주에는 랜드마크 또는 호텔이 부족해 대규모 국제행사 개최가 어렵고 관광객도 광주를 외면하는 상황에서 관광단지 개발이 시급하지만 아직 공사에 착수하지 못했다. 이제는 서진건설이 결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사실상 서진건설이 포기해야 한다는 취지다.

기업은 이윤 추구가 궁극적인 지향점이다. 그런 측면에서 서진건설의 주장이 전혀 근거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현 상황에서 서진건설의 어등산 개발은 이미 동력을 상실했다.

지난 2년간의 소송과 협상 과정에서 지역 여론도 싸늘해 졌다.

과거의 전례와 유사한 사업의 전국적인 추진 상황을 감안하면 수조원이 투입되는 사업에 중견기업으로는 한계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기업의 사회적 책무와 장기적인 지역발전을 위해서는 서진건설의 과감한 결단이 옳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