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설 몇마디 (박덕은 문학평론가)
2021년 09월 13일(월) 19:44
▶동시 <네모 속 그림 세상>
거실 창문을 활짝 열면 매화와 산수유가 하나의 그림판으로 다가온다. 계절마다 거실 창문은 또 하나의 그림판이다. 열어 둔 창문을 액자로, 바깥 세상을 그림판으로 새롭게 해석하고 있다. 멋지다. 동심의 프리즘으로 바라본 세상, 해맑고 곱다. 인간성 회복의 오솔길을 만날 수 있어 좋다. 깨끗해진 마음으로 네모난 거실 유리 창문 안에 갇혀, 동백 식구 되어 오순도순 따스하게 살아가고 싶다. 진정 아름다움과 순수를 만나 꽃처럼 소나무처럼 은행나무처럼 수채화처럼 그림책처럼 살고 싶다.

▶시 <할미새와 할미꽃>
할미새와 할미꽃은 생(生)의 낭떠러지 같은 절벽에서 만난다. 그 절벽에서 신세를 한탄하고 세상을 원망하는 게 아니라 관계성을 회복하며 평화를 누린다. 코로나 시대라는 절벽에서 만난 우리가 어떤 자세로 나아가야 하는지를 역설적으로 말해주고 있는 듯하다. 시는 관계성의 회복이다. 할미새와 할미꽃과 동강은 서로 이웃이 되어 평화롭게 살아가고 있다. 인간들아, 제발 배워라. 오늘부터 이웃과의 관계성을 회복하거라, 제발. 그 소리가 촉촉이 들려오는 듯하다.

▶시 <시의 씨앗>
한 생을 다한 낙엽 속에서 시는 반짝이고 있다. 시인은 그 반짝이는 한순간을 놓치지 않고 원고지 위에서 고운 꽃송이로 피어나게 한다. 찰나를 잘 포착해 시의 씨앗을 품은 시인의 감성이 예사롭지 않다. 정서 속으로 파고들어 깨달음과 발견을 안겨 주는 시, 이런 시를 만나면 행복하다. 이 시를 읽다 보면, 어느새 시의 씨앗이 가슴속에 뿌려져 꽃이 피어나 내뿜는 향기를 듬뿍 선물 받는다. 기분도 상쾌해진다.

▶수필 <하늘 메아리>
인생의 이면에 깊숙이 감춰진 보물을 찾기 위한 고뇌, 이 글은 그 고뇌에서 시작된다. 한국인이 선정한 가장 아름다운 우리말이 ‘사랑’이며 죽음을 앞둔 이가 가장 하고 싶은 것도 사랑이라고 말하고 있다. 우리가 꿈꾸는 행복의 파랑새는 사랑이라며 자연스럽게 얘기하고 있다. 수필의 매력은 역시 사색의 터에서 깨달음 방울을 맛보는 재미에 있다. 여기서 사랑도 배우고 우주도 알고 감정의 다채로움도 만난다. 하늘 메아리를 만나 행복의 길, 사랑의 가치도 익힌다. 그래서 수필이 있는 세상이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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