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동 참사 재개발 비리 수사 마지막 기회다

2021년 09월 13일(월) 19:56

문흥식 전 5·18 구속부상자회장이 해외 도피 행각을 마치고 자진 귀국, 체포됐다. 문씨는 광주 학동 철거건물 붕괴 참사에 직접적인 책임이 있는 업체들로부터 이미 구속된 공범과 함께 수억원의 금품을 받고 알선한 혐의를 받는다. 피해자들이 더 분노하지 않도록 제대로 된 진상규명이 이번에는 이뤄져야 한다.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경찰이 피의자 조사에 들어가면서 재개발 사업 비위 전반을 진술할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문씨는 해당 재개발사업 현장에 깊이 관여한 인물로 지목됐으나 사고 발생 나흘 후 미국으로 도피했다가 석 달째 귀국하지 않았다. 구속영장이 청구된 문씨는 청탁·알선한 업체가 조합·원청에 의해 실제 사업자로 선정돼 불법 업체 선정 과정의 추가 연루자들을 밝히는 데 중요한 고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공사 나눠먹기 및 단가 후려치기, 공사비 부풀리기, 재개발 사업 비위 등 갖가지 의혹에 대해서도 역할이 주목받고 있다.

문씨 귀국에 따라 수사가 급물살을 타게 됐다. 사고의 전말이 하루라도 빨리 속시원하게 밝혀지길 바란다. 그래서 책임이 드러난다면 상응해서 엄중 처벌해야 한다. 유가족과 부상자들은 유의미한 진술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동안 수사가 지지부진했던 만큼 경찰은 최선을 다하는 자세로 임해야 한다. 문씨 또한 5·18구속부상자회장으로서 활동하면서 불법 재하청 의혹의 중심에 선 만큼 적극 협조해야 할 것이다. 그것만이 피해자와 광주시민들에게 진심으로 사죄하는 길인 때문이다.

현재 재판도 본격화하고 있으나 관련자들은 책임을 떠넘기듯 회피하고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최근 2차가해까지 이어져 피해자들은 분노를 억누르지 못하고 있다. 문씨가 긴 침묵을 깨야 하는 것이다. 무고한 시민들을 희생시킨 검은 커넥션을 발본색원하고 후진국형 인재의 재발을 막아야 하겠다. 학동 참사의 근본 원인이 된 재개발 비리의 실체를 캐내야 한다. 당연히 한 점 의혹도 있어선 안된다. 백주대낮의 황망한 사고, 다시는 없어야 한다. 강도 높고 성역 없는 수사를 거듭 요구하는 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