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의회 본연의 역할도 못하는 광주시의회

2021년 09월 29일(수) 21:27

제8대 광주시의회 의정 활동 성적표는 낙제점에 가깝다. 올해로 출범 4년째, 물론 우등생도 있다. 하지만 지방의회 본연의 역할조차 못하는 것 같아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 실로 낯 부끄런 실태는 본보가 자체 분석한 ‘의안정보 시스템’을 통해 충분히 확인 가능했다.

등록된 시의원 수는 모두 24명이며 한 명당 평균 조례 발의 건수는 16.88건이었다. 시정 질문과 5분 발언은 각각 2.38건과 4.25건이었다. 조례 발의는 대표 발의를 기준으로 했는데, 평균에도 미달한 의원이 전체의 50%인 12명에 달했다. 5건 미만도 2명이나 나왔다. 시정 질문을 단 한 번도 하지 않은 경우는 4명(16.67%)으로 확인됐다. 5분 발언 건수가 2건 이하인 시의원은 8명(33.33%)인 것으로 조사됐다.

무늬만 시의원이 한 둘이 아니다. 반대로 모범이 된 의원들의 면면을 보면 조례 발의는 박미정(36건), 임미란(28건), 장재성(27건), 김용집·최영환(24건) 순으로 많았다. 5분 발언에선 김학실(10회), 시정 질문은 김광란(6회) 의원이 각 부문별 1위를 차지했다.

사정이 이러하니, ‘일하는 의회’와는 거리가 멀게 느껴진다. 지방의회가 개원 30년이 흐르도록 계속해서 지적되고 또 비난받아온 이유다. 시의회는 올해 30년사에 ‘조례 20선’을 선정하기도 했으나 뒷짐만 진 의원들은 흡사 남의 일로 여겼을 수 있다. 그동안 끊이지 않은 도덕성 시비에 자질 부족, 급기야 무용론까지 하루가 멀다하고 문제 제기가 이어졌던 것은 사실 제대로 일하지 않아서다. 자기 본분에 충실하지 못해서 사단을 부른 것이다.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다. 8대 광주시의회가 종착역을 향하는 것으로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도록 마지막 힘을 쏟아야 한다. 의원들 스스로 임기 3년여를 돌아봐야 하고 성찰의 시간을 가져야 할 것이다. 아울러 지역민의 대변자, 일꾼으로서의 역할에 부족함이 있었다면 고해성사라도 해야 한다. 초심을 잃지 말라고 했지만 말처럼 쉽지는 않다. 이제라도 마음가짐을 더 새롭게 해야 할 때라고 보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