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쌀 과잉 생산분 빠르게 시장격리해야

2021년 09월 30일(목) 19:53

올해 쌀 가격이 폭락할 조짐을 보인다. 주산지인 전남은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보다 벼 재배면적이 늘어난데다 작황도 호전돼 수확기에 병해충이나 태풍 등 자연재해가 없으면 생산량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전년 대비 31만톤이나 증가한 382만톤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소비다. 국민 1인당 쌀 소비량은 계속해서 감소하는 추세에 있어서다. 2022년에는 354만톤에 불과해 과잉물량은 약 28만톤 규모로 점쳐진다.

여기에 정부가 모두 5차례에 걸쳐 관리양곡 31만톤을 공매한 결과, 산지유통업체의 재고량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쌀값은 지속적인 하방 압력까지 받고 있다. 줄잇는 물가 인상과 정반대의 흐름이다. 신곡 생산량 증대와 재고 누적, 신곡 수요량 등을 고려하면 쌀값 하락이 불가피하고 농가 경영이 타격을 입을게 뻔하다. 농업인들은 심각한 수급 불균형에 따른 근본 처방을 요구하고 있다.

전남도가 건의한 2021년산 쌀 공급과잉 예상 물량 특별대책은 일견 타당하다. 선제적인 시장격리가 그것으로 올해 과잉물량과 구곡에 대한 격리 계획을 포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초과 양곡에 대한 정부의 확고한 의지 표명과 함께 실효적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나섰다.

주지하듯 쌀 농사는 농업·농촌 경제의 근간이다. 하지만 근심이 쌓여가고 있다. 쌀값은 한 번 낮게 형성되면 회복이 쉽지 않은 유통 구조상의 특징 때문이다. 특히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세계적으로 식량안보에 대한 중요성도 부각되고 있는 만큼 즉각적 조치가 시급하다. 정부와 관계당국이 안정적인 식량공급을 위한 든든한 버팀목이 될 수 있도록 특단책을 내야 할 것이다.

‘풍년의 역설’이라고 해야 할 듯 싶다. 수확기를 맞은 농민들에게서 웃음을 찾기 힘들다. 깊어지는 시름을 한시라도 빨리 덜어줘야 한다. 그렇다고 당장 국민들의 쌀 소비를 확대할 수는 없다. 그래서 쌀값 하락을 부추기는 과잉물량에 대한 신속한 시장격리부터 실행해야 옳다. 전남도의 긴박한 성명을 숙고해서 주저함이 없이 결정해야 한다. 조속한 결단을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