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농촌 보육 악순환 고리 끊어야

임후성
(정치부 기자)

2021년 10월 05일(화) 19:19

전남 농촌지역의 ‘보육 난민’ 현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도시와 달리 마땅히 아이를 맡길만한 곳이 없는 면(面) 단위 지역이 많다보니 의지를 갖고 귀농한 청년들마저 다시금 농촌을 떠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같은 악순환이 되풀이 되지 않도록 보육정책 방향이 재점검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남 농촌 보육은 오랜 기간 심각한 딜레마에 빠져 있다. 어린이집 개원에 필요한 최소 영·유아 정원은 3명인데, 5명을 채워도 개원을 못 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건립과 개원에 필요한 최소 시기가 1년인데 반해 이 기간을 견디지 못한 부모들이 전출을 결심하기 때문이다.

어린이집 개원에 필요한 최소 영유아 수 3명은 군(郡) 직영일 때 해당된다. 농촌 어린이집은 원아 수가 11명 이상 돼야 원장 인건비의 80%를 정부로부터 지원 받을 수 있다. 유아반은 8명 이상 보육교사 인건비의 30%를 보조받을 수 있지만 면 단위 어린이집은 8명 조건을 충족시키기조차 어려운 실정이다.

신안 압해읍 고이리 소재 ‘증도어린이집 고이분원’이 단적인 사례다. 이 곳은 한번도 개원하지 못한 채 역사 속으로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 고이분원은 2억4천만원(국비 9천100만원·도비 7천450만원·군비 7천450만원)의 예산을 투입돼 2012년 말 완공됐지만 최소 아동수 미달로 9년째 문을 열지 못하고 있다. 2011년 착공 당시에는 5명의 아동이 있었지만 1년 뒤 완공 시점에 4명이 전출가면서 개원이 불가능해졌다.

농촌공동아이돌봄센터 사후 관리 기간은 시설 설치 완료 후 10년이다. 내년 12월까지 원아 수요가 없을 경우 고이분원은 폐원 및 지역사회 여가 지원시설로 활용된다.

최근 4년(2017-2020년)간 전남지역 어린이집 187곳이 경영 악화로 문을 닫았다. 어린이집 폐원은 전국적인 출산율 저하로 인해 불가항력이라고 하지만 행정력이 뒷받침된다면 고이분원과 같은 경우는 막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보육 공백으로 인한 인구 유출이 더 이상은 없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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