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마당]궁수가 쏘아내린 소금화살 / 시 - 이돈배
2021년 10월 11일(월) 19:07
별비가 흐르는 밤의 비명이
하늘을 불태우고 남긴 웅덩이에 서린다
서기어린 사냥꾼의 숨소리

흑마는 숨 가쁜 화살을 등에 지고
고개를 들어 바라본다, 하늘에는
고삐가 풀린 채 누워있는 외양간 송아지
반인반수半人半獸 궁수가 내려다보고 있다

온기가 식어가는 순간까지 흑마는 더 나르려고
희미해진 등불은 눈을 가물거리고
할머니는 새벽마다 접시에 불을 켜기 시작했다

하늘을 날아 떠나온 검은 바위, 땀을 흘리고
소금물은 날마다 흘러들어 고이고 있었다
궁수가 쏘아내린 소금바위, 목숨은 점 하나로
사라져 갈 때, 지상으로 쏘아내린 궁수의 화살
먼 시간의 전령이 되어 혼을 싣고 내려온다

잠을 깨우치는 별들의 울음소리
별의 무덤으로 저무는 밤
백색의 미광은 산란하는 빛을 그린다
저 파란 편린片燐의 무한한 궤적.

<이돈배 약력>
▲시인·문학평론가. 시집 ‘카오스의 나침반’, ‘유형열차’ 외
▲평론집 ‘자연의 음성과…’, ‘침묵의 산란, 별들이…’
▲한국현대시작품상, 영랑문학상, 광주문학상 등
▲광복70년 ‘문학미디어’ 평론상, 한국문비회문학(비평)상 등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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