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사롭지 않은 SRT 호남선 열차지연 사태

2021년 10월 12일(화) 19:14

SRT 열차 이용객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잦은 도착지연도 문제인데, 이에 따른 배상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때문이다. 특히 서울 수서-광주송정-목포 간 호남선의 사정은 더 심각한 수준이라니 분통이 터진다.

더불어민주당 조오섭 국회의원(광주북구갑)이 주식회사 SR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SRT 열차 도착지연은 2016년 6건, 2017년 68건, 2018년 158건, 2019년 66건, 2020년 81건, 2021년 8월기준 127건으로 나타났다. 호남선은 2016년 12월에 개통한 첫해를 제외하면 2017년 12건에서 2021년 8월까지 44건으로 무려 4배 이상이다. 종착역 기준 전체 지연시간은 지난해부터 2분대를 돌파해 증가하는 추세다.

SR은 사유로 선로안정화 서행, 자연 재해, 열차 고장 등을 들고 있다. 그렇다면 이에 합당한 후속조치가 뒤따라야 하는데 실상은 다르다. 공정거래위에서 고시한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 의거, 승차권 환불 기준은 20-40분 미만 12.5%, 40분-1시간 25%, 1시간이상 50%로 최근 5년간 총 지급 대상은 15만4천403명 23억4천101만원 규모이나 미지급액이 8억1천445만원으로 34.8%에 이른 것으로 확인됐다. 10명 중 3명 이상이 못 받은 셈이다.

고속철도 이용 수요가 늘어나는 가운데 지역민들은 서비스 질 저하를 걱정하고 있다. 해마다 그 불만이 쌓여가는 것이다. 특히 도착지연 건수만 보더라도 호남선이 경부선에 비해 증가폭이 훨씬 높다는 점에서 또 다른 차별은 아닌지 의심을 사기에도 충분하다. SR은 출범 초기보다 급증한 현재의 상황을 정밀하게 진단해야 한다. 지금대로라면 앞으로 열차지연 역대 최다기록을 갱신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열차 도착지연은 승객과의 신뢰로 직결되는 사안이다. 따라서 즉각적으로 개선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어쩔 수 없는 불가항력 사례가 발생한다면 적극 배상을 안내해야 한다. 요청이 있을 때까지 형식적으로 대처해서는 안되겠다. SR은 차별화된 철도서비스를 표방하며 출범해 중점 전략과제로 ‘고객 시간가치 제고’를 내세우고 있다. 보다 책임있고 성실한 대응을 촉구한다.